대책 없는 아베 대신 손정의에게 도움 요청하는 日 지자체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손정의 "마스크·보호대 긴급 입수…조속히 대응"
천 마스크 가구당 2장씩 배포 계획한 아베와 대비
천 마스크 가구당 2장씩 배포 계획한 아베와 대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에 일본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대신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잇따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18일 손 회장은 "의료용 안면 보호대와 의료용 안경을 어쩌면 10만개 단위로 긴급 입수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누가 어느 정도 부족한지 알고 있는 사람 있느냐, 의료용 마스크 N95 등도 다음 달에 조달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이에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아무쪼록 오사카부가 매입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트위터로 부탁했다. 손 회장은 곧바로 "알겠다. 무사히 의료용 마스크, 안면 보호대 등이 입하되면 조속히 대응하겠다"며 "함께 코로나19와의 싸움에 힘을 내자"고 화답했다.
이어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도 의료용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트위터로 부탁했고 손 회장은 의료용 N95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의료용 안경, 안면 보호대 등 이익을 남기지 않고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카시마 소이치로 후쿠오카 시장 역시 안면 보호대를 달라고 손 회장에게 요청했다.
손 회장의 움직임에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천 마스크를 가구당 2장씩 배포하는 계획을 강행해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라는 비아냥거림을 당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사뭇 대비된다.
앞서 손 회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본 정부를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일본 당국은 손 회장의 뜻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손 회장은 19일 "소독액도 대량으로 입수 가능하지만 일본의 인허가 절차에 1년 정도 걸릴 듯해 입하가 불가능하다. 매우 안타깝다"며 "그것들은 모두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로 간다"고 트위터에 썼다.
손 회장은 인허가 문제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앞서 마스크를 대량 수입해 의료기관 등에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코로나19에 대응할 사회적 지원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절차상 일본 반입이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일본 당국의 대응과 관련해선 "검사도 늦고 격리도 늦고 엉거주춤한 긴급사태 선언으로는 오래 끌 뿐"이라며 "감춰진 양성인 사람들이 지금도 전국에서 전차나 버스로 통근하거나 가족에게까지 감염을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20일 전국 여론조사(18~19일)에서 코로나19에 관한 아베 내각의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의 비율이 53%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의 39%를 대폭 웃돌았다고 전했다.
이는 3월14~15일 실시한 전번 조사 때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에 대해 49%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45%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역전한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여론 악화를 배경으로 아베 내각 지지율도 떨어졌다. 전번 43%에서 2% 포인트 내려간 41%로 나타났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반영됐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