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부족·감염경로 미궁·의료붕괴…日코로나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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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노동성 '감염경로 불명' 환자 수도 제대로 집계 안 해
마스크 증산 장려에도 턱없이 부족…천 마스크 배포로 비판 직면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전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지만, 관련 사안이 어느 것 하나 순조롭지 않아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핵심 중 하나는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격리하는 것인데 여기서부터 일본 보건 당국은 애를 먹고 있다.
확진자의 진술에 주로 의존하면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는 이달 19일 107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약 63%인 67명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NHK는 전했다.
전국적으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가 얼마나 있느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20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3월 16일∼29일 2주 동안의 확진자에 대해서만 집계가 돼 있으며 이후 정보는 아직 공개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후생노동성 측은 심지어 해당 정보의 기준 시점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한국 정부가 20일 0시 기준 최근 2주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96.2% 파악했고 3.8%에 대해서만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힌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뒤늦게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야 해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응급의료 현장은 붕괴하고 있다.
구급차로 이송된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의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과 코로나19 환자 치료로 여력이 없어 다른 응급 환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병원이 도쿄 등 주요 도시에서 늘고 있다.
도쿄신문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도쿄에서는 여러 병원이 거부해 응급 환자를 이송할 곳을 결정하지 못한 사례가 전년 동월보다 43.5% 늘어난 979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구급의학회와 일본임상구급의학회는 이달 9일 "의료붕괴의 최초 징후는 구급 의료체제의 붕괴이며 우리들은 이미 실감하고 있는 중"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보건 당국은 중증 환자 치료에 전념하겠다며 유전자 증폭(PCR) 검사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소수만 검사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그러는 사이에 보이지 않은 감염자가 코로나19를 계속 확산시켰을 공산이 커 보인다.
의료 현장의 혼란을 피하겠다며 마련한 규칙이 결국 의료 붕괴를 초래한 셈이다. 일반인들이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마스크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마스크를 증산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신설하는 등 생산을 장려했고 지난달 일본의 마스크 공급량은 올해 1월의 2배 수준인 약 6억장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기 전에도 마스크의 한 달 평균 수요가 4억∼5억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확산해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품귀 현상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에 의하면 2018년도에 일본에 공급된 마스크 총량은 약 55억3천800장이었다.
이 가운데 약 80%가 수입품이었고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마스크 수입이 거의 중단된 가운데 마스크 부족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마스크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천 마스크를 가구당 2장씩 배포하고 있으나 마스크의 품질, 지급량, 예방 효과 등과 관련해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2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쿠이(福井)현은 자체적으로 마스크 1천500만장을 확보해 관내 모든 가구에 100장씩 살 기회를 주기로 했다.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중국 협력업체인 BYD를 통해 마스크를 수입해 한 달에 3억장씩 일본 시장에 원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노약자를 지원하는 복지 시스템도 영향을 받고 있다. 도쿄도(東京都) 등 일본 정부가 앞서 긴급사태를 7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이달 6∼12일 266개 개호(介護·환자나 노약자 등을 곁에서 돌보는 것) 사업소가 휴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긴급사태 선언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휴업한 곳은 124개였는데 긴급사태 선언 후 휴업한 곳이 늘어났다.
후생노동성 측은 휴업률이 1% 미만이라며 심각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긴급사태 선언이 전국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휴업하는 개호 사업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연합뉴스
마스크 증산 장려에도 턱없이 부족…천 마스크 배포로 비판 직면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전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지만, 관련 사안이 어느 것 하나 순조롭지 않아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핵심 중 하나는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격리하는 것인데 여기서부터 일본 보건 당국은 애를 먹고 있다.
확진자의 진술에 주로 의존하면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는 이달 19일 107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약 63%인 67명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NHK는 전했다.
전국적으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가 얼마나 있느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20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3월 16일∼29일 2주 동안의 확진자에 대해서만 집계가 돼 있으며 이후 정보는 아직 공개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후생노동성 측은 심지어 해당 정보의 기준 시점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한국 정부가 20일 0시 기준 최근 2주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96.2% 파악했고 3.8%에 대해서만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힌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뒤늦게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야 해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응급의료 현장은 붕괴하고 있다.
구급차로 이송된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의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과 코로나19 환자 치료로 여력이 없어 다른 응급 환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병원이 도쿄 등 주요 도시에서 늘고 있다.
도쿄신문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도쿄에서는 여러 병원이 거부해 응급 환자를 이송할 곳을 결정하지 못한 사례가 전년 동월보다 43.5% 늘어난 979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구급의학회와 일본임상구급의학회는 이달 9일 "의료붕괴의 최초 징후는 구급 의료체제의 붕괴이며 우리들은 이미 실감하고 있는 중"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보건 당국은 중증 환자 치료에 전념하겠다며 유전자 증폭(PCR) 검사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소수만 검사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그러는 사이에 보이지 않은 감염자가 코로나19를 계속 확산시켰을 공산이 커 보인다.
의료 현장의 혼란을 피하겠다며 마련한 규칙이 결국 의료 붕괴를 초래한 셈이다. 일반인들이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마스크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마스크를 증산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신설하는 등 생산을 장려했고 지난달 일본의 마스크 공급량은 올해 1월의 2배 수준인 약 6억장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기 전에도 마스크의 한 달 평균 수요가 4억∼5억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확산해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품귀 현상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에 의하면 2018년도에 일본에 공급된 마스크 총량은 약 55억3천800장이었다.
이 가운데 약 80%가 수입품이었고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마스크 수입이 거의 중단된 가운데 마스크 부족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마스크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천 마스크를 가구당 2장씩 배포하고 있으나 마스크의 품질, 지급량, 예방 효과 등과 관련해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2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쿠이(福井)현은 자체적으로 마스크 1천500만장을 확보해 관내 모든 가구에 100장씩 살 기회를 주기로 했다.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중국 협력업체인 BYD를 통해 마스크를 수입해 한 달에 3억장씩 일본 시장에 원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노약자를 지원하는 복지 시스템도 영향을 받고 있다. 도쿄도(東京都) 등 일본 정부가 앞서 긴급사태를 7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이달 6∼12일 266개 개호(介護·환자나 노약자 등을 곁에서 돌보는 것) 사업소가 휴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긴급사태 선언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휴업한 곳은 124개였는데 긴급사태 선언 후 휴업한 곳이 늘어났다.
후생노동성 측은 휴업률이 1% 미만이라며 심각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긴급사태 선언이 전국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휴업하는 개호 사업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