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여개 단체 "'장애인의 날' 아닌 '차별 철폐의 날'…권리 보장해야"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으로"…도심 행진 나선 장애인들
'장애인의 날'인 20일 장애인 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장애인을 향한 차별, 배제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40여개 단체로 꾸려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20 장애인 차별 철폐 물리적 거리 두기 행진' 행사를 열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공투단은 "오늘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며 "장애인을 시혜나 동정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기념일이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날"이라고 주장했다.

공투단은 "장애인 정책은 중증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중증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분리 또는 감금된 채 거주시설에 갇혀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장애인들이 겪는 고통이 크다고 공투단은 강조했다.

공투단은 "재난은 누구에게나 생명의 위협으로 다가오지만, 장애인들은 재난 앞에서 더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중증장애인의 비참한 삶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공투단은 특히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적 책임, 정치적 응답이 약속되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장애인 단체 인사들과 면담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으로"…도심 행진 나선 장애인들
그러면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담은 헌법을 개정하고,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중증 장애인과 가족들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수립해 관련 예산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400여명(공투단 측 추산)은 각각 '장애등급제 폐지', '코로나19 장애인 맞춤형 지원 계획 수립' 등 요구안을 담은 피켓을 목에 걸고 1∼2m씩 거리를 유지한 채 도심을 행진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차로를 따라 세종대로 사거리∼종각 방면으로 이동하면서 일대 교통이 잠시 통제되기도 했으나, 큰 충돌이나 마찰은 없었다.

이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장애인들의 권리 보장을 실현할 법·제도 변화를 새로 구성될 21대 국회에 요구한 뒤 권익 증진 활동을 하다 숨진 장애인들을 추모하는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