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세계대전' 비유…"오늘이 있어야 내일 있다" 총력대응 예고
홍남기 중심 '경제중대본' 본격가동…비상경제회의는 비정기적 운영
'총선압승' 여당에 무한책임 강조, 야당 협력도 구해…국회 역할론 부각
문 대통령 '총선 민의' 동력삼아 방역·경제 '전면전' 고삐
"이번 총선의 민의는 국난 극복에 다 함께 힘을 모으자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4·15 총선 결과에 대해 이런 언급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민들이 정부의 극복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고, 그 결과가 여당의 압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며 여권의 총선승리를 동력으로 삼아 보다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 안전 측면은 물론 경제적 충격 측면에서 봐도 코로나19로 인한 파장이 '역대급'이 되리라는 우려를 거듭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가져온 인명 피해와 경제 사회적 피해는 '3차 세계대전'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막심하고 혹독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다.

첫째도 둘째도 국난극복"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총선 민의' 동력삼아 방역·경제 '전면전' 고삐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전면전' 태세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읽히는 대목이다.

그 가운데서도 문 대통령은 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정부의 비상경제대응 체계를 강화해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되고 범경제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경제 중대본 체제의 본격 가동을 준비해달라"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것으로, 이는 부처를 중심으로 각종 경제대책이 현장에서 하루빨리 적용되도록 '속도전'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문 대통령이 매주 주재하던 비상경제회의는 다음 주부터는 비상시적으로 열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는 비상경제회의는 대통령의 결단이나 큰 정책적 조정이 필요한 사안, 폭넓은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에 소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동시에 기업이나 자영업자·소상공인 등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동계와의 대화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이다.

최근 민주노총에서는 '원 포인트' 노사정 대화의 틀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나 한국노총 측은 경사노위 논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어서 추가적인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동계와 소통채널에 진전이 만들어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 "정부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문 대통령 '총선 민의' 동력삼아 방역·경제 '전면전' 고삐
문 대통령이 이날 발언에서 정치권을 향해 "두려워할 것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오직 국민"이라며 국난극복을 위한 국회의 역할을 당부한 대목도 눈에 띈다.

국회에 제출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은 물론 정치권에서 최근 거론되는 3차 추경 등 예산안 심사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회가 협조해줘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인식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법안은 물론 '학교보건법'·'출입국관리법'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법안, 나아가 각종 민생과 개혁 법안 등까지도 제때 처리될 수 있어야 국난 극복을 위한 정부의 국정 운영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특히 승리를 거둔 여당을 향해서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정부와 함께 여당도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서도 "지혜와 역량으로 경쟁하며 국난극복에 함께 협력해달라. 정부는 야당의 의견에도 언제든지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 정파를 떠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 가동 등) 다음 국회 운영까지 내다본 언급은 아니다.

긴급재난지원금 등 현안을 염두에 둔 발언도 아니다"라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난 극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