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 등 유명체인들이 미국 중소기업 긴급대출 '덥석'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의 지역 빵집인 'DC 고구마 케이크'는 2만3천 달러(약 2천800만원)가 절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가 멈춰서다시피 한 상황에서 협력 슈퍼마켓으로부터 받은 1만1천 개의 케이크 주문을 완수하려면 7명의 직원에게 급여로 줄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마침 미 연방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휘청이는 중소규모 사업체의 직원 급여 보전을 위한 '긴급대출 프로그램'(PPP)을 시행하자, 이 빵집은 중소기업청(SBA)에 해당 대출을 신청했다.

그러나 총 3천490억 달러(약 426조원) 규모의 PPP 자금이 2주도 안 돼 바닥나는 바람에 공동 소유주인 에이프릴 리처드슨은 직원 중 3명에게 실업수당 신청을 권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CNN 방송에 전했다.

CNN은 20일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이번 대출 자금의 상당액을 유명 레스토랑 체인, 호텔업자, 상장법인들이 가져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대형 요식업체들이 집중적인 로비의 결과로 예외를 인정받은 덕분에 업체당 각각 1천만 달러 가량의 PPP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1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는 유명 햄버거 체인 쉐이크쉑도 이 중 하나다.

폿벨리 샌드위치와 '타코 카바나'를 소유한 피에스타 레스토랑그룹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최대 회전초밥 체인인 구라스시, 로스 크리스 스테이크하우스 등도 거액의 긴급대출을 챙겼다고 CNN이 전했다.

SB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SBA가 승인한 PPP 대출은 모두 166만건, 3천422억 달러 규모로 이 중 4천412건이 5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대출이다.

고액 대출이 승인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9%에 해당한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빵집 소유주인 리처드슨은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작은 기업들의 목소리가 약하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켜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