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수도권 아파트용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도권 택지지구는 상대적으로 사업 안정성이 높은 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공공택지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LH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 주요 택지지구에서 공동주택용지 30여 개를 매각한다. 이 중 수도권에 20개 가까운 용지가 공급된다. 분양 및 임대아파트 부지는 감정가격에 추첨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달에는 양주 옥정지구 A24블록이 공모(주택개발리츠) 형태로 공급된다. 중소·중대형 938가구를 건립할 수 있는 부지다. 양주 회천지구에서는 중소형 663가구와 633가구를 각각 지을 수 있는 A11과 A12블록이 매각된다.
중소형 952가구를 지을 수 있는 의왕 고천지구 B2블록도 관심이다. 의왕시는 LH와 함께 의왕시청 인근 고천동 54만2000여㎡에 행복주택 2200가구를 비롯해 4300여 가구가 들어서는 공공주택지구를 조성 중이다. 오산 세교2지구 A-17블록은 임대(10년) 용지다. 중소형 579가구를 지을 수 있다.
다음달에는 인천 검단, 이천 중리, 평택 고덕, 화성 동탄2지구 등에서 아파트용지가 나온다. 오산 세교2지구 M1블록은 중소·중대형 아파트 903가구를 지을 수 있는 주상복합 부지다. 평택 고덕지구의 A15블록은 중소형 1138가구를 지을 수 있는 필지다. 이천 중리지구에서는 전용 60㎡ 미만 523가구를 지을 수 있는 소형 단지 블록이 공급된다. 오는 6월 고양 장항지구에서 공급되는 B-3블록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중소형 760가구를 설계 공모로 공급한다.
주택 업체들이 공공 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로 몰리는 이유는 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에 비해 기간이 짧고 인허가 리스크가 작아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민간 사업의 리스크가 더 커지고 있다”며 “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까지 공공택지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주택 업체들이 협력사 페이퍼컴퍼니 등을 동원해 아파트용지 당첨 확률을 높이는 등 추첨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이 같은 부작용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공공택지의 공동주택용지 전매 허용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 등을 담은 ‘택지개발촉진법’ 및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르면 5월 말께 추첨 방식으로 공급받은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용지는 계약 후 2년이 경과하더라도 부도 등 법령에 명시된 사유가 없는 한 전매가 금지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