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5월물 '사자' 실종, 하루 40% 폭락…"WTI 10弗 붕괴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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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가격 장중 11달러 아래로…21년 만에 처음
OPEC+ '원유 감산' 합의에도
수요 감소폭 따라가기엔 역부족
OPEC+ '원유 감산' 합의에도
수요 감소폭 따라가기엔 역부족

OPEC+ 감산도 소용 없어
하지만 이 정도 공급 감소가 수요 감소분을 상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IEA는 이달 원유 수요 감소폭이 하루 29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세계 하루 석유 수요량(약 1억 배럴)의 29%다. S&P플래츠는 “OPEC+와 미국 기업들이 감산해도 잉여 원유가 하루평균 1000만~1500만 배럴”이라고 지적했다.
“美 재고 창고 동난다”…슈퍼 콘탱고 발생
미국 에너지업계에선 4~8주 내에 재고를 쌓아둘 곳이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EA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이후 미국 원유창고 허브격인 쿠싱지대 원유 비축량은 48% 급증했다. 지난 16일까지 쌓인 원유 재고량은 3억7500만 배럴이다. IEA는 미국 내 원유 저장용량을 6억5300만 배럴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100% 다 재고로 채울 수는 없다. 상당수 창고는 선적·혼합 등 작업에 써야 해서다. 둘 데가 없어 원유를 버리게 생겼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기업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창립이사는 “한 에너지기업은 옛 천연가스 시추홀에 원유를 담는 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수영장에라도 원유를 넣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2일부터 WTI 거래 기준이 되는 6월물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회복이 요원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달부터 OPEC+ 등이 전면 감산에 나서더라도 2분기 동안 하루평균 1770만 배럴 원유 재고가 쌓인다”며 “6월 말까지 16억 배럴 규모의 원유 저장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IEA는 5월과 6월 원유 수요가 각각 하루평균 2600만 배럴, 15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수요 감소폭은 미국과 캐나다 전체 소비량을 웃돈다. IEA는 “어떤 감산 합의로도 이 정도 수요 손실을 상쇄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