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21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 감소율이 16.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일부터 20일까지 감소폭이 훨씬 더 커졌다. 지난 20일까지 올해 누계 기준으로 수출은 1525억달러, 수입은 1473억달러로 1년 전보다 각각 6.1%, 4.8% 줄었다.

주력제품 부진의 영향이 컸다. 유가 급락 직격탄을 맞은 석유제품 수출이 1년 전보다 5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부품(-49.8%) 수출도 반 토막이 났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무선통신기기(-30.7%)와 승용차(-28.5%)도 수출 평균 감소폭을 웃돌았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14.9%)도 ‘코로나 특수’를 마감하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재택근무와 원격교육이 늘면서 수요가 급증했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 생산이 줄어들면서 수출이 감소했다.

수출 국가별로 보면 양대 수출국인 중국(-17%)과 미국(-17.5%)의 감소폭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베트남(-39.5%)과 유럽연합(-32.6%)의 감소율은 30%를 넘었다. 홍콩(-27.0%)과 일본(-20.0%) 감소폭도 평균을 웃돌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역이 급감해 수입도 함께 줄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달 들어 20일까지 원유 수입액은 50.1%, 석탄은 40.2% 감소했다. 기계류 수입도 11.8% 줄었다. 권역별로 보면 저유가 탓에 중동(-51.0%) 수입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일본(-16.4%)과 미국(-13.2), EU(-12.4%), 중국(-3.5%)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이 줄어든 폭보다 수출 감소폭이 더 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23억8500만달러였던 무역수지 적자가 34억5500만달러(20일 기준)로 늘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하루 평균 수출액은 14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는데 20일 기준으로는 감소율이 16.8%로 작아졌다. 하지만 주력 제품 수출이 급감하고 있어 단기간 내 수출이 호전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