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가 받은 50만회 진단키트, 메릴랜드가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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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호건 주지사 직접 공항에 마중 나가
"한국 파트너들에 깊은 감사"
전남 나주 출신 유미 호건 여사 힘 쓰기도
"한국 파트너들에 깊은 감사"
전남 나주 출신 유미 호건 여사 힘 쓰기도
미국 메릴랜드주가 한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를 긴급 공수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5000개의 진단 키트가 실린 대한항공 여객기를 맞이하기 위해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볼티모어 공항에 직접 나가 눈길을 끈다.
◆ 한국 진단키트 확보 작전명 '오래가는 우정'
이날 NYT에 따르면 메릴랜드주는 50만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분량의 한국 기업 랩지노믹스 진단 키트를 긴급 공수했다. 메릴랜드주 정부 브리핑에서는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주는 한국인에 감사의 큰 빚을 졌다. 감사하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고 고개를 숙였다. 호건 주지사의 인사는 한국 정부 대표로 브리핑에 참석한 주미 한국대사관 홍석인 공공외교공사를 향한 것이었다.
메릴랜드주는 지금까지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7만건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공수한 양으로 총 50만회 검사가 가능해 검사 지연을 상당 부분 해소할 전망이다.
한국산 진단키트는 토요일인 지난 18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볼티모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호건 주지사와 한국계인 아내 유미 호건 여사가 직접 공항에 나가 맞이했다. '한국사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호건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진단키트를 한국에서 공수할 수 있었던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한국 진단키트 확보를 위한 노력은 지난 3월 28일 시작됐다. '오래가는 우정'이라는 작전명까지 붙일 정도로 메릴랜드주로서는 절실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통화에 유미 호건 여사를 동참시켜 한국 진단키트를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진단키트 물량 확보가 쉽지 않고 연방정부와의 조율도 녹록지 않을 때였다.
한국쪽 파트너와 메릴랜드 당국 간 논의가 시작되면서 거의 매일밤 통화가 이뤄졌다. 당국자는 13시간의 시차와 언어 장벽 때문에 종종 밤을 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진단키트를 실은 대한항공기가 메릴랜드에 착륙하기까지는 꼬박 22일이 걸렸다. 호건 주지사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우리를 지원해준 한국 파트너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개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수혁 대사, 홍 공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지난 2월 전미주지사협회 리셉션이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렸을 때 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보내 자신을 '한국사위'라고 칭할 때 영광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달이 지나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진단키트를 내준 랩지노믹스를 비롯해 이번 '작전'에 기여한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사의를 표했다. 특히 아내를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보였다.
메릴랜드주는 지금까지 7만1500여건의 검사를 실시했으며 500여명의 사망자와 약 1만4000건의 감염사례가 나온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는 "50만회의 테스트가 신속히 환자를 가려내는 메릴랜드주의 능력을 극적으로 늘리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전했다.
◆ 래리 호건 주지사와 그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는 누구 공화당 소속인 호건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부실대응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적극적인 대처로 주목받고 있다. 호건 주지사는 첫 감염자가 나온 지난달 5일 발 빠르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휴교령, 식당·술집·영화관 등 폐쇄, 50명 이상 모임 금지 등의 조치를 잇따라 시행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자택 대피령을 내리며 "더는 집에 머물라고 요청하거나 권고하지 않는다. 이제부턴 명령이다"라고 경고한 뒤, 고의로 위반하는 사람은 1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달러 이하 벌금형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 빠른 조치에 메릴랜드주의 일부 민주당원마저도 지지 의사를 표했다고 NYT가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FDA의 공식적인 승인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NYT는 "호건 주지사가 한국 회사들은 더 많은 진단키트를 보낼 준비가 돼 있지만 여전히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호건 주지사는 "FDA의 승인 여부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건 주지사는 2004년 한국계 유미 호건(한국 이름 김유미) 여사와 결혼해 '한국사위'로 불린다. NYT는 호건 주지사가 강력한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를 상세히 소개했다. 호건 주지사가 부인에게 한국 측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는 것이다.
전남 나주 출신인 호건 여사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 부인이자 메릴랜드주 첫 아시아계 퍼스트레이디다. 그는 2017년 9월 방한 당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만나기도 했다. 두달 앞선 그해 7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김 여사와 동포간담회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호건 여사의 고향인 전라남도도 메릴랜드주에 코로나19 의료용품을 지원했다. 전남도는 의료용 장갑 8만장과 의료용 가운 600벌을 7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하고 있다. 전남도와 메릴랜드주는 2017년 자매결연을 맺었다. 당시 자매결연식에 호건 여사가 참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 한국 진단키트 확보 작전명 '오래가는 우정'
이날 NYT에 따르면 메릴랜드주는 50만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분량의 한국 기업 랩지노믹스 진단 키트를 긴급 공수했다. 메릴랜드주 정부 브리핑에서는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주는 한국인에 감사의 큰 빚을 졌다. 감사하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고 고개를 숙였다. 호건 주지사의 인사는 한국 정부 대표로 브리핑에 참석한 주미 한국대사관 홍석인 공공외교공사를 향한 것이었다.
메릴랜드주는 지금까지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7만건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공수한 양으로 총 50만회 검사가 가능해 검사 지연을 상당 부분 해소할 전망이다.
한국산 진단키트는 토요일인 지난 18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볼티모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호건 주지사와 한국계인 아내 유미 호건 여사가 직접 공항에 나가 맞이했다. '한국사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호건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진단키트를 한국에서 공수할 수 있었던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한국 진단키트 확보를 위한 노력은 지난 3월 28일 시작됐다. '오래가는 우정'이라는 작전명까지 붙일 정도로 메릴랜드주로서는 절실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통화에 유미 호건 여사를 동참시켜 한국 진단키트를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진단키트 물량 확보가 쉽지 않고 연방정부와의 조율도 녹록지 않을 때였다.
한국쪽 파트너와 메릴랜드 당국 간 논의가 시작되면서 거의 매일밤 통화가 이뤄졌다. 당국자는 13시간의 시차와 언어 장벽 때문에 종종 밤을 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진단키트를 실은 대한항공기가 메릴랜드에 착륙하기까지는 꼬박 22일이 걸렸다. 호건 주지사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우리를 지원해준 한국 파트너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개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수혁 대사, 홍 공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지난 2월 전미주지사협회 리셉션이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렸을 때 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보내 자신을 '한국사위'라고 칭할 때 영광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달이 지나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진단키트를 내준 랩지노믹스를 비롯해 이번 '작전'에 기여한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사의를 표했다. 특히 아내를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보였다.
메릴랜드주는 지금까지 7만1500여건의 검사를 실시했으며 500여명의 사망자와 약 1만4000건의 감염사례가 나온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는 "50만회의 테스트가 신속히 환자를 가려내는 메릴랜드주의 능력을 극적으로 늘리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전했다.
◆ 래리 호건 주지사와 그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는 누구 공화당 소속인 호건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부실대응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적극적인 대처로 주목받고 있다. 호건 주지사는 첫 감염자가 나온 지난달 5일 발 빠르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휴교령, 식당·술집·영화관 등 폐쇄, 50명 이상 모임 금지 등의 조치를 잇따라 시행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자택 대피령을 내리며 "더는 집에 머물라고 요청하거나 권고하지 않는다. 이제부턴 명령이다"라고 경고한 뒤, 고의로 위반하는 사람은 1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달러 이하 벌금형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 빠른 조치에 메릴랜드주의 일부 민주당원마저도 지지 의사를 표했다고 NYT가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FDA의 공식적인 승인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NYT는 "호건 주지사가 한국 회사들은 더 많은 진단키트를 보낼 준비가 돼 있지만 여전히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호건 주지사는 "FDA의 승인 여부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건 주지사는 2004년 한국계 유미 호건(한국 이름 김유미) 여사와 결혼해 '한국사위'로 불린다. NYT는 호건 주지사가 강력한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를 상세히 소개했다. 호건 주지사가 부인에게 한국 측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는 것이다.
전남 나주 출신인 호건 여사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 부인이자 메릴랜드주 첫 아시아계 퍼스트레이디다. 그는 2017년 9월 방한 당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만나기도 했다. 두달 앞선 그해 7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김 여사와 동포간담회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호건 여사의 고향인 전라남도도 메릴랜드주에 코로나19 의료용품을 지원했다. 전남도는 의료용 장갑 8만장과 의료용 가운 600벌을 7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하고 있다. 전남도와 메릴랜드주는 2017년 자매결연을 맺었다. 당시 자매결연식에 호건 여사가 참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