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식의 정치판] 총선 뒤 더 세진 '이낙연 대망론'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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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승리 이끌어 당 기반 탄탄해졌지만
정적들 집중 공격 대상 될 수 있어
친문계 지지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
정적들 집중 공격 대상 될 수 있어
친문계 지지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ZA.22346198.1.jpg)
이 전 총리가 종로에서 대승할 수 있던 것은 개인 호감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총선 투표에서 확인된다. 이 전 총리는 5만4902표(58.3%)를 얻어 3만7594표(39.9%)에 그친 황 전 대표를 1만7308표 차이로 제쳤다. 종로구 비례정당 투표에선 미래통합당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보다 448표 더 많았다. 미래한국당을 지지한 상당수 유권자가 이 전 총리를 찍은 것이다.
총선 때 이 전 총리가 인물론을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 이 전 총리의 전략은 ‘미래’, ‘국민통합’, ‘지역일꾼론’이었다. 이 전 총리는 황 전 대표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출마를 선언한 날 “4·15 총선을 종로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출발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인물론과 미래비전을 제시해 황 전 대표의 정권심판론과 대비한 것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이 전 총리의 강점은 경륜과 안정감이다. 20여 년간의 신문사 기자 생활, 국회의원 4선의 경치 경력에 행정 경험(전남도지사·총리)도 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2년 4개월 27일)를 역임하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준 것도 강점이다.
당내 친문(친문재인)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4·15 총선’을 거치면서 비문(비문재인)계가 대거 공천 탈락되고,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20명 가까이 당선되면서 친문계는 명실상부한 당내 다수파가 됐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친문이 아닌 당내 비주류에 속한다. 그가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친노(친노무현)계가 주축이 돼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호남계 위주의 민주당에 남았던 것이 ‘아킬레스 건’이다.
현재로선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친문계로선 이낙연 대망론에 편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당내 일반적 기류다. 권력 속성상 강력한 차기 유력 주자에게 힘이 쏠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문계 일각에서 이 전 총리에게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 당권주자로 나서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 임기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친문 주자들이 대선전에 뛰어든다면 애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차기 대선 때까지 향후 2년 간 국정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 전 총리도 함께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홍영식 한경비즈니스 대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