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따라잡기 쉽지 않네…네이버 웨일, 이용자 확보에 '끙끙'
국내 포털 1위 네이버가 PC 브라우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글 크롬을 잡기 위해 야심 차게 출시한 '웨일'은 출시 2년이 흘렀지만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웨일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네이버 '웨일'의 국내 PC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4.25%다.

시장의 70.62%를 차지하는 구글 크롬은 물론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구형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13.78%), 신형 브라우저 엣지(4.79%)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구글의 구형 브라우저 제한 조치로 웨일 등 후발주자들의 선전에 관심이 쏠렸지만 아직 성과는 미진하다.

구글은 지난 3월부터 데스크톱 PC 이용자가 유튜브를 최신 버전(2017년 버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시청하도록 의무화했다. 최신 UI에 호환되지 않는 익스플로러에서는 유튜브를 이용할 수 없고, 크롬·엣지·웨일·파이어폭스 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구글은 이를 2월 초 정식으로 공지했다. 동시에 유튜브는 익스플로러 이용시 상단에 노란 배너를 띄워 브라우저 이동을 권고했다.

2월부터 브라우저 전쟁이 시작됐지만 3월부터 익스플로러 제한이 본격화된 탓에 웨일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점유율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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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의 국내 PC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 3.56%에서 3월 4.25%로 0.69%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엣지는 0.13%포인트, 사파리는 0.12%포인트 늘었다. 익스플로러 점유율은 0.99% 감소했다. 크롬은 여전히 70%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브라우저 전쟁 초기 성적이 엣지, 사파리보다는 나은 형편이나 네이버의 국내 포털시장 지배력을 감안하면 웨일의 성과는 초라하다. 국내 포털 이용자 10명 중 7명은 네이버를 쓰고 있다. 반면 구글 이용자는 1명이 채 안 된다.

네이버는 웨일의 사용처 확장을 위해 국내외 전자기술(IT) 기업들과 잇따라 손잡고 있다. 지난해 LG전자와 협력해 LG 스마트폰에 웨일 브라우저를 기본 탑재했고, 퀄컴과도 웨일 브라우저 최적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 올 초에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손을 잡고 가맹 PC방 1만여곳에 웨일을 기본 브라우저로 적용했다.

기업과의 협력이 사용처 확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웨일이 시장 점유율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서는 크롬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PC 브라우저 서비스 특성상 경쟁업체의 이용자를 뺏앗아 오기 어렵다. 이미 시장이 고착화돼 있기 때문"이라며 "익스플로러에 대한 유튜브 이용 제한 조치는 웨일 등 후발주자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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