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회가 기업 氣 살리기에 나설 때다
올초부터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우리 국민과 기업은 이제껏 체감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각종 행사 및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정착됐다. 한국 기업들도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처 방안을 마련했다. 이런 위기 대응 결과 코로나19는 서서히 잡히고 있다. 그러나 그 후폭풍으로 인해 한국 경제의 어려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2%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절반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기업 실적은 더 암울한 수준을 예고하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조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 정부도 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 등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앞으로 수출 급감,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대량 실업 등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21대 국회가 새롭게 구성됐다. 코로나 정국 속에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과 야당은 한목소리로 국난 극복,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한국 경제의 주축인 기업은 종업원, 주주 및 각종 이해관계자로 구성돼 있다. 이들 구성원은 곧 우리 국민이며, 경제와 민생의 주축인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새로운 국회의 근본적 역할이라고 하겠다.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은 내수 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지속적으로 늘렸다.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종업원 수는 2015년 148만5851명에서 2019년 161만1125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들 상장사와 함께하는 관계회사, 협력업체 등을 포함하면 그 고용 규모는 엄청날 것이다. 이는 상장기업들이 꾸준히 우리 국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상장기업의 고용 창출과 지속적인 성장,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일부 기업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대부분의 선량한 기업에 적용되는 경영자 처벌 인신구속형 형벌 강화 △일감몰아주기 규제 적용 확대 △지주회사의 자회사 주식 보유기준 상향 △다중대표소송제 및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상법 개정 등 반(反)기업 정서를 바탕으로 마련된 기업 옥죄기 법안들은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

반면 올해 주주총회 부결 사태의 주범이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감사선임 3%룰 폐지 △주주총회 결의 방법 개선 △자금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면서도 합리적 경영권 방어를 도모하기 위한 신주인수선택권 제도 도입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 등 경영 현실에서 부딪히는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은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 선순환 구조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며 기업의 구성원인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21대 국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돼 있는 국민과 기업의 기를 살리고 민생을 살펴 경제를 되살림으로써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새로 구성되는 국회가 앞장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