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다선 비례대표…'전문가·신인 등용문'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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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김종인·박선숙 의원 이어
21대 47명 중 4명 재선 이상
정운천·권은희, 지역구 떠나 당선
21대 47명 중 4명 재선 이상
정운천·권은희, 지역구 떠나 당선
21대 총선에서 ‘신인 등용문’이란 의미를 퇴색시킨 다선 비례대표 의원이 네 명 나왔다.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 전용정당이 출현하면서 각 직능 전문가를 국회에 보강하기 위한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 중 다선 당선자는 네 명이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소속 정운천(16번) 당선자와 국민의당의 이태규(2번), 권은희(3번) 당선자, 열린민주당 김진애(1번) 당선자 등이다.
4명의 다선 비례의원 중 2명은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비례대표 의원으로 출마했다. 21대 국회에서 3선 의원이 되는 권 당선자는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뒤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권 당선자는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같은 지역구에서 2016년 국민의당 소속으로 나서 재선에 성공했다. 정 당선자 역시 전북 전주을 지역을 떠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재선 의원이 됐다.
당선은 못했지만 8선의 서청원 후보가 경기 화성갑 지역을 떠나 우리공화당의 비례대표 의원 후보로 도전했고, 4선의 홍문종 후보와 3선의 이은재 후보도 각각 친박신당과 한국경제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냈다. 장정숙·최도자 민생당 비례대표 후보는 비례대표 재선에 도전했지만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2순위를 받은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 등 두 명이 다선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발을 들였다. 김 위원장은 역대 다섯 번 모두 비례대표 후보 내지는 전국구 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박 의원도 두 번의 당선을 모두 비례대표 신분으로 해냈다.
전문가들은 다선 비례대표 의원이 늘어나는 현상이 선거법 개정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의도 정가에서 ‘비례대표는 한 번만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점차 깨지고 있다”며 “소속 정당이 비례전용 정당으로 바뀌면서 지역구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한 후보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다선 비례대표 의원이 늘어나면서 ‘정치 신인 등용문’ ‘전문가 영입 창구’ 역할을 해왔던 비례대표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비례대표가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우회로’가 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 중 다선 당선자는 네 명이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소속 정운천(16번) 당선자와 국민의당의 이태규(2번), 권은희(3번) 당선자, 열린민주당 김진애(1번) 당선자 등이다.
4명의 다선 비례의원 중 2명은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비례대표 의원으로 출마했다. 21대 국회에서 3선 의원이 되는 권 당선자는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뒤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권 당선자는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같은 지역구에서 2016년 국민의당 소속으로 나서 재선에 성공했다. 정 당선자 역시 전북 전주을 지역을 떠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재선 의원이 됐다.
당선은 못했지만 8선의 서청원 후보가 경기 화성갑 지역을 떠나 우리공화당의 비례대표 의원 후보로 도전했고, 4선의 홍문종 후보와 3선의 이은재 후보도 각각 친박신당과 한국경제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냈다. 장정숙·최도자 민생당 비례대표 후보는 비례대표 재선에 도전했지만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2순위를 받은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 등 두 명이 다선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발을 들였다. 김 위원장은 역대 다섯 번 모두 비례대표 후보 내지는 전국구 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박 의원도 두 번의 당선을 모두 비례대표 신분으로 해냈다.
전문가들은 다선 비례대표 의원이 늘어나는 현상이 선거법 개정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의도 정가에서 ‘비례대표는 한 번만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점차 깨지고 있다”며 “소속 정당이 비례전용 정당으로 바뀌면서 지역구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한 후보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다선 비례대표 의원이 늘어나면서 ‘정치 신인 등용문’ ‘전문가 영입 창구’ 역할을 해왔던 비례대표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비례대표가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우회로’가 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