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4월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에는 “이러다가 인수 전에 회사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1조46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당초 이달 7일 HDC현산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주금을 납입할 계획이었지만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뤄졌다. HDC현산 관계자는 당시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되면서 일정이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4일로 잡혔던 신주 상장 예정일도 ‘주금 납입일 후 15일 이내’로 변경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구주 매각(3228억원)과 신주 발행(2조1772억원)으로 나눠서 진행하기로 한 HDC현산의 인수 절차 전체가 줄줄이 밀리자 아시아나 내부에서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 신속히 결론을 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운항편이 80% 이상 줄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1386.7%)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항공 금융 지원 대상에서도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어느 쪽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한 아시아나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