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조씨의 활동에 대해 자신이 써 준 확인서 중 일부에 대해서는 허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공주대 생물학과 김광훈 교수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경심 교수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런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은 김광훈 교수가 2009년 자신의 대학 동창인 정경심 교수로부터 부탁을 받아 조씨를 일본 학회에 데려가고, 여기서 발표되는 대학원생의 논문 초록과 발표 포스터에 조씨를 제3저자로 표기해 줬다고 본다.
정 교수가 이런 내용이 포함된 딸의 2007∼2009년 허위 인턴 경력 확인서 4개를 받아내 고교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입시에 활용했다는 것이 검찰 공소사실의 요지다.
논문 초록에 조씨의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전혀 기여한 바 없는 조씨를 올려준 것은 입시 스펙을 위한 것"이라며 "정경심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발표한 논문의 연구에 조씨가 참여한 적도 없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그는 "성실하게 인턴을 하면 학회에 논문 발표자로 같이 넣어주겠다고 조씨에게 말을 한 것 같다"며 "그래서 공동 발표자로 넣어주고 대신에 허드렛일을 돕게 했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실험실에서 조씨가 한 '홍조식물 배양' 등 활동에 대해 여러 차례 "그냥 허드렛일을 한 정도"라거나 "고등학생이 무슨 연구를 한 건 없다"고 말했다.
학회 발표자료 작성과 관련한 조씨의 활동을 두고는 "했다고 시늉만 내는 정도"라고도 했다.
이런 활동 내용을 적어 준 체험활동 확인서를 두고 김 교수는 "실험실 허드렛일이나 한 것을 제가 너무 좋게 써준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확인서 내용을 두고는 "기억도 나지 않고 아무 자료도 없다"며 "그래서 명백히 허위일 거라고, 생각 없이 도장을 찍었구나 하고 후회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는 조씨에게 '국제학회 포스터 발표 및 논문 초록집 수록' 등 활동을 했다는 확인서를 발급해준 것에 대해서는 "제1저자가 아니라 제3저자였고, 고등학생으로서 저 자리에 서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며 "허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실험'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체험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고, 조씨의 성실성을 인정했기 때문에 일본 학회에 데려간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며 "저도 아들딸이 있지만 성실하지 않으면 (학회에) 안 데려간다고 했고, 실제로 성실하지 않아 데려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정 교수가 자신에게 딸을 논문 저자로 올려달라고 부탁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날 검찰은 2013년 서울대 의전원 면접을 앞두고 김 교수가 조씨와 정 교수를 만나 당시 활동에 관해 면접관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되는지 자세히 알려주는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조씨에게 "수정률을 조사하는 아르바이트를 성실히 해서 포스터와 논문에 들어갔고, 연구한 언니는 영어를 잘 못하니 영어를 잘하는 네가 발표해야 했다"는 등으로 설명하라고 알려줬다.
이를 두고 검찰은 "거짓말 리허설"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이에 앞서 해당 논문의 제1저자인 전 공주대 대학원생 최모씨는 법정에 나와 초록 등에 조씨를 제3저자로 싣기 전까지 조씨가 실험을 도운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그때 교수님이 조씨가 학회에 가고 싶어 하는데 아무 (명목) 없이 데려갈 수는 없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배양 작업을 돕도록 하고 포스터에 같이 기재하는 것 어떻겠냐고 했다"며 "학술 저자에 들어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동의하고 조씨에게 일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초록에 조씨가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린 과정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일이 진행됐다고 진술했다.
다만 최씨는 김 교수와 달리 해당 논문에 대한 조씨의 기여도를 1∼5% 정도라고 밝혔다.
초록 작성 이후에도 계속 실험을 진행했고, 도움을 받은 것은 맞는다는 것이다.
조씨의 도움이란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실험에 필요한 홍조식물이 든 어항의 물을 갈아주는 등 활동이었다고 했다.
이런 활동을 두고 조씨가 연구원의 일을 했다고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질문을 거듭했지만, 최씨는 명쾌하게 잘라 말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