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피가 1% 이상 떨어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3.87포인트(1.27%) 내린 1855.51로 출발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코스피가 1% 이상 떨어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3.87포인트(1.27%) 내린 1855.51로 출발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의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급락 중이다.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 기대로 2.9% 상승한 코스피는 이번 주 들어 사흘째 하락세다.

22일 오전 9시35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6.24포인트(1.40%) 내린 1853.1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3.87포인트(1.27%) 내린 1855.51로 출발해 약세 흐름을 지속 중이다.

간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여파가 국내 증시로 이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 폭락했다. 전날 5월물 WTI가 역대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이틀 연속 폭락세다.

관련 불안감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7%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3.07%, 3.48% 추락했다.

◆ 유가 폭락에 경기 침체 공포 커져

유가 급락이 국내 증시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 매입을 시사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예정보다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특히 유가 하락이 실물 경제 침체를 앞서 반영한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우려를 키웠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간 봉쇄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경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유가 폭락이 에너지 기업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재무장관과 에너지부 장관에게 에너지 기업을 지원할 기금 조성 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 글로벌 기업 실적부진도 더해져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부진 우려도 부정적 요인이다. 코카콜라는 이날 올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실적을 가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철회한 건 전례가 없다.

전날 IBM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는 IBM 실적 부진에 주목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에 뉴욕 증시 하락, 기업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글로벌 IT 기업 실적 부진이 국내 증시에 충격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사흘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73억원, 812억원 매도 우위다. 개인은 1152억원의 순매수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1.47%) SK하이닉스(0.86%) 네이버(1.68%) 현대차(3.74%) 포스코(2.63%) 등이 떨어지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1.21%) 셀트리온(0.94%) 등은 오름세다.

코스닥지수도 하락세다. 전날보다 8.10포인트(1.29%) 내린 620.67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4억원, 330억원 매도 우위다. 개인은 597억원 순매수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오른 1235.4원에 거래되고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