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이견 지속되자 내부서도 '정부안대로 먼저 처리하자' 의견 나와
지원금 축소·고소득자 환수 검토…70% 지급 후 3차 추경 보완 의견도
여, 통합 '말바꾸기'압박…'재난지원금 70% 선지급 후보완' 부상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지연되자 미래통합당을 향해 최종 입장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전국민 지급'에 대한 당정 간 이견이 지속되고, 통합당마저 '당정이 합의된 안을 내놓으라'고 공세하고 있어 민주당은 여야 합의와 정부 설득을 위해 재난지원금 지급액 축소, 고소득자 환수 방안 등에 대한 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지급해야 한다며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 정부안을 먼저 처리한 뒤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부상했다.

민주당은 이날 통합당의 '공약 바꾸기'를 비판하며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당론이 무엇인지 최종적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기 바란다"며 "70% 지급으로 (당론이) 바뀌었다면 민주당도 거기에 맞는 대응을 검토하고 하루 이틀 안에 입장을 정리해가기 시작하겠다"고
또 "선거 때는 황교안당이고 지금은 반황교안당, 탈황교안당이냐"라며 "선거 때 간판 공약을 선거가 끝났다고, 또 패배했다고 모르쇠하는 건 통합당에 대한 정치불신만 크게 증폭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통합당을 향해 "선거에서 왜 패배했는지 아직도 인식을 못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했고, 남인순 최고위원은 "총선이 끝난 지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공약을) 바꾸는 것은 국민 우롱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경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제는 당·정·청 간의 갈등이 아니라 통합당이 선거 끝나자마자 공약 뒤집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 통합 '말바꾸기'압박…'재난지원금 70% 선지급 후보완' 부상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전국민 지급' 방안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급 대상을 70%로 조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며 "잘못된 확대해석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통화에서 "일단 대상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며 "70%만 지급할 경우 서울의 경우 전체 주민의 55%, 수도권은 60% 정도밖에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지원액을 축소해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 지원액을 당초 계획과 동일하게 주되 고소득자 기부나 환수 방안을 마련해 재원 부담을 줄이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추경 처리가 지연되면서 당내 이견도 표출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들은 한시가 급한데 언제까지 여야 협상에 매달릴 것이냐"며 "우선 20대 국회가 즉시 정부안대로 70% 지급을 통과시키고, 나머지 30%에 대해선 21대 국회 개원 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일부 의원들은 일단 정부안으로 통과시키고 이번에 제외되는 대상은 3차 추경에 마저 담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정부안을 받아들이라며 이해찬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하는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글도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들 당원은 특히 당정 간 이견을 보이는 데 대해 "민주당이 야당이냐", "말바꾸고 당정협의 안 지키는 민주당"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70% 지급안'을 고수해 당의 부담요소로 작용하는 기획재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는 모습이지만 정부에 대한 설득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의원은 "기재부가 언론플레이도 하고 야당과도 접촉하는 것 아니냐. 기재부가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맞다"며 "다만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지적하기에는 부담이 있으니 당정 협의를 통해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