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변동성이 큰 반등장에서 삼성 그룹주를 중심으로 한 매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 그룹사들의 재무안정성과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349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1조5307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운용사들, 반등장서 삼성그룹株 담았다
이 기간 자산운용사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다. 총 27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두 번째로 많이 산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3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LG생활건강(200억원), 롯데케미칼(156억원), 삼성물산(1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 그룹사인 제일기획도 92억원으로 순매수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상위종목 20개 가운데 삼성전자 계열사는 4곳이 포함됐다. 20위 내에 계열사가 2개 이상인 유일한 그룹이다.

장이 흔들릴 때마다 자산운용사들은 삼성그룹주를 찾았다. 4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가장 큰 폭(3.94%)으로 떨어진 지난 1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제일기획이었다. 이날 자산운용사는 제일기획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각각 18억원, 13억원 순매수했다.

자산운용사는 지난 13일에는 4월 들어 가장 많은 992억원을 순매도하면서도 삼성그룹주는 담았다. 삼성물산을 4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1주일(4월 14~21일)간 매매 행태를 봐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자산운용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순매수 1위, 182억원) 삼성SDI(4위, 139억원) 삼성전기(5위, 130억원), 삼성물산(7위, 103억원) 삼성전자(8위, 9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4월 들어 삼성그룹주를 골고루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삼성 그룹사들은 유동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고, 반도체·바이오 등 성장성이 큰 산업군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장에서는 1등 기업을 담는 게 유리하다는 투자전략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4월 들어 자산운용사가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로 37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KB금융(223억원) 엔씨소프트(199억원) 휠라홀딩스(153억원) 대한항공(128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익 실현을 위해 일부 반등폭이 컸던 종목을 매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