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학교에 수백만달러를 대출해 주곤 하루 만에 돈을 다시 갚으라고 종용했다는 사실이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NYT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하버드대와 햄버거 업체인 쉐이크쉑(Shake Shack)은 각각 800만달러(약 99억원)와 1000만달러(약 123억6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피해 본 중소기업에 2년간 최대 1000만달러의 무담보 대출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Paycheck Protection Program)을 통해서였다.

문제는 두 기업이 대출을 받기 전 각각 현금 1억달러(약 1246억원)와 400억달러(약 49조4440억원)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출금을 당장 반환하라고 압박했다. 갚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며 으름장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유명 레스토랑 체인과 호텔, 대기업에 PPP 자금이 유출됐다'는 지적에 "하버드는 그 돈을 갚을 것이다. 돈을 가져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터통신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경기부양책 지원금과 관련, 돈을 받은 대기업과 하버드대에 반환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버드대를 지목해 "내가 요청할 것"이라며 "하버드는 그 돈을 반환할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다른 이름들은 말하지 않겠다"며 "하버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부금을 받는 곳 중 하나다. 그들은 돈을 돌려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쉐이크쉑은 논란이 일자 곧바로 반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성명을 통해 "지원금으로 받은 860만 달러의 보조금을 유지할 것이며 전액 학생들의 긴급 재정 지원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PPP 규정에 모호함(ambiguity)이 있었다"며 "이 정책의 목적은 돈이 필요한 사업체에 있지,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대기업에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재무부가 곧 대출 기준을 강화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들은 돈을 돌려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seve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대기업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돈을 빌리면 벌금(penalties)을 물리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