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급감' 이대·신촌, 상가 허물고 오피스텔 들어선다
서울 강북의 주요 상권 중 하나인 이화여대·신촌 일대(사진)가 오피스텔촌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기존의 2~3층 상가들이 허물어지고 신축 오피스텔이 대거 들어서고 있다.

22일 대현동 일선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경의·중앙선 신촌역과 2호선 이대역 사이에 있는 이대 상권 인근에 ‘이대역 파크준’(40실) ‘대현동 파라타워’(143실) ‘엔트라리움’(104실) ‘리브하임’(98실) 등 4개의 신축 오피스텔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화여대, 연세대 등 대학생의 월세 수요를 노린 오피스텔이다. 전용 18㎡ 오피스텔이 1억8900만원 선에 분양된다. 임대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만원 정도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낡은 기숙사 대신 오피스텔을 선호한다”며 “예금금리가 떨어져 오피스텔 월세를 받으려는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관광객 급감' 이대·신촌, 상가 허물고 오피스텔 들어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대문구의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지난 5년간 1675실로 집계됐다. 이대역 인근에는 지난 2년 동안 기존 상가를 허물고 새로 지은 오피스텔이 14곳에 달한다. 이대역 간선변은 용적률 800%를 적용해 오피스텔을 최고 26층까지 지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이대·신촌 지역에 오피스텔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 상가 임대료가 곤두박질쳤다. 대현동 한공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 임대 수익이 감소하자 아예 매물로 나오는 상가들이 늘었다”며 “상가가 있던 곳에 원룸촌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광진구 자양동 2·7호선 건대입구역과 구의동 2호선 구의역에 인근에도 최근 2년 사이 오피스텔이 대거 들어섰다. 광진구에는 2017년에 오피스텔 1048실, 2018년 1281실, 2019년 893실이 각각 분양됐다. 광진구 K공인 관계자는 “한강만 건너면 20분 내에 잠실이나 강남으로 진입할 수 있어 직장인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공급 과잉으로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위원은 “작년 한 해에 전국에 분양된 오피스텔 68곳 중 47곳이 미분양됐던 만큼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