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와 금융회사가 휴대폰 요금을 꼬박꼬박 잘 내고, 인터넷TV를 많이 보는 금융 소비자를 찾아 대출금리 인하를 먼저 제안하는 금융 서비스가 나온다. 소득과 기존 대출이력 등 금융정보가 아니라 통신사에 쌓인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 대안신용평가를 통해서다.

'폰' 요금 잘 내고, 인터넷TV 많이 보면 "대출금리 깎아드려요"
BNK금융그룹 산하 부산은행과 BNK캐피탈, KT,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22일 ‘신용등급 사각지대 고객을 위한 금융혜택 서비스 사업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T의 이동통신, 유선전화, 인터넷 및 인터넷TV 고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대출금리 인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금융사는 신용대출을 집행할 때 신용평가사의 개인신용등급(CB) 점수와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활용한다. 개인의 상환 가능성을 평가해 대출한도와 금리를 책정한다. 여기에 통신 정보를 더하면 대출금리를 좀 더 낮출 고객을 판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는 다량의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의 ‘노하우’로 여겨진다. 통신사는 회원이 얼마나 요금을 잘 내고 있는지, 회선을 몇 개 보유하고 있는지, 이동통신 사용 빈도 또는 인터넷TV 사용 정도로 미뤄봤을 때 얼마나 경제활동을 열심히 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금융서비스로 직접 연결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KT가 부산은행, BNK캐피탈 등 금융사 및 신용평가사인 KCB와 제휴한 건 이 때문이다. 4개 회사는 KT 회원 중 대출 금리를 낮춰줄 고객을 추려내고, 얼마나 금리 인하가 가능한지 확인해줄 수 있다. 부산은행과 BNK캐피탈은 총 5000만 명(전화, 인터넷, 이동통신 중복 기준) 수준인 KT 회원을 잠재 고객으로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

다음달 말 BNK캐피탈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먼저 내놓을 예정이다. KT 홈페이지 등에서 대상 여부를 먼저 확인할 수 있다. KT는 대상 회원에게 ‘시장 평균 신용대출 금리 대비 몇%포인트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 마케팅도 벌일 예정이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부산은행은 최대 1%포인트, BNK캐피탈은 최대 3%포인트가량의 대출 금리를 낮춰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 상환 능력이 충분함에도 금융거래 이력이 적어 대출이 거절되거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일 BNK캐피탈 이사는 “기존에도 통신정보를 활용한 대안대출 서비스가 있었지만, 고객에게 할인될 금리를 먼저 제시하는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