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해변가에서 산란을 하고 있는 바다거북/사진=REUTERS
태국 해변가에서 산란을 하고 있는 바다거북/사진=REUTER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접어들며 일부 국가에선 이동 봉쇄령이 내려지는 등 경제 활동이 주춤해지자 전세계 공기 청정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분석 결과를 인용해 미국 보스턴에서 워싱턴에 이르는 지역의 이산화질소 수치가 2005년 이후 가장 깨끗하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도 5년 전과 비교해 약 30% 감소했다.

프랑스 파리(-45%), 호주 시드니(-38%),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26%),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9%) 등 전세계 각 도시에서 이산화질소 농도가 떨어졌다. 특히 대기 오염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과 인도의 대기질 개선이 두드러졌다.

주로 자동차나 공장 등의 화석연료 연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는 오염 주기가 짧은 편이다. 오염원이 줄어들면 공기질이 더 빨리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로 이 같은 활동이 크게 줄어들자 빠르게 대기질이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사람들 활동이 줄어들고 이산화질소 수치가 감소함에 따라 야생 동물들이 도심에 출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미국 시카고 도심에선 평원에 사는 코요테가 유유히 금문교 근처를 건너는 모습이 포착됐다. 애리조나 쇼핑센터에선 멧돼지와 비슷한 페커리가 집단으로 모여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스라엘 도심 공원에서 자칼 떼가 나타나는가 하면 호주에선 캥거루 한 마리가 한적해진 도심을 활보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담기기도 했다. 관광객이 줄어든 태국 해변가에선 바다거북들의 산란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정부가 나서 해양 탐험대와 협력해 바다 변화 탐사에 나섰다. 스탠퍼드우즈 환경연구소는 환경변화에 관심 있는 과학자들을 모아 많은 사람이 바깥출입을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생태학적 변화를 평가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