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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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보여도 끝난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싱가포르와 일본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바이러스가 얼마나 쉽게 재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이런 위협이 지속될 것이다. 그럼 국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근로자들이 일단 일터로 복귀하기 시작하면 코로나19는 새로운 기점을 맞을 수 있다. 잠잠하던 바이러스가 다시 퍼질 수 있어서다. 기업들이 전염병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 국가 전체를 안전해지도록 만드는 길이다. 각 기업은 안전하고 생산적인 작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선제적 계획을 짜야 한다.

우선 직원들이 통근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 사람이 붐비는 공간에선 전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대도시의 대중교통 체계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시마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직장인 스스로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자신도 모르게 감염을 퍼뜨릴 수 있다. 기업들은 직원 간 카풀을 장려하거나 다른 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관건은 사람 간 거리두기다.

기업들이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적극 장려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줌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은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만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사무실에 있더라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사무실 내 직원 밀도를 낮추는 건 일반 상점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예컨대 직원을 다양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출근조와 재택근무조로 분류해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무실을 개방형으로 개조하면 더욱 유연한 접근이 가능하다. 한 명의 감염자 때문에 회사 전체 노동력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식사다. 직원들이 사무실로 음식을 싸오거나 포장 음식을 배달해 먹는 걸 장려해야 한다. 구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면 안전 강화 조치를 시행한 뒤 계속하는 게 좋다. 구내 식당은 직원들이 식사 때마다 밖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도록 만들 수 있다.

기업은 회사 내 모든 물품이 정기적으로 소독되고 있다는 확신을 직원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전체 직원에게 소독용 물티슈를 제공하는 것도 좋다. 직원들이 자주 만지는 키보드와 전화기 등의 장비를 자주 닦도록 독려하라. 사무실이나 공장의 청소 인력들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언제든 쓸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각 회의나 모임의 규모는 별도로 제한하는 게 최선이다. 회의를 하더라도 최대 5명 정도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하도록 하라. 사무실 내 휴게실이나 주방이 별도로 있다면 임시 폐쇄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굳이 휴게실을 이용해야 한다면 제각기 시차를 두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출장이나 여행은 가급적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머지않은 시점에 기업들은 국내 출장부터 먼저 허용할 것이다. 해외에 나갔다가 14일간 격리 조치되는 직원을 원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전달 사항이 있을 때 직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건 필수다. 다만 대면 방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 이메일이나 화상 회의 방식이 낫다. 개별 직원들과 접촉하는 담당자를 따로 두면 유용하다.

코로나19 관련 대응 조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각 지점 등이 자리잡고 있는 곳의 규정 등을 살펴보고 상응하는 대응 요령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개별 지역과 관계없이 일관성 있는 기업 내부 규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만약 직원 중 한 명이 몸이 아프다고 회사에 신고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속하게 코로나19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주변 직원을 대상으로 선별 검사도 하는 게 좋다. 직원이 설령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내부 징계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진단 검사 후 직원을 자택 격리하는 동안 종전과 똑같은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자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기업들은 단계마다 보건당국 개입을 포함한 세심한 대응 계획을 짜놓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 전체를 지배하도록 놔둘 필요는 없다.

원제=How to Keep Workers Healthy on the Job
정리=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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