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여당과 정부가 합의한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기획재정부를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정 총리는 23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고소득자의 자발적 기부가 가능한 제도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냈음에도 일부 기재부 공직자가 뒷말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기재부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입장이 정리됐음에도 국민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발언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되 고소득자는 자발적 기부를 받는 방안에 당정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정 총리는 민주당 안을 받아들이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힘들게 당정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기재부 사이에서 “당과 총리가 합의한 것이지 기재부는 상관없다” “기재부는 입장이 변한 게 없다” 등 ‘딴소리’가 흘러나오자 정 총리가 확실한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지난 며칠 동안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정부와 여당이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국민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며 “이런 혼선을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부총리는 저의 뜻을 기재부 직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홍 부총리 대신 회의에 참석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앞으로 각별히 유념하고 직원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