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1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3일 올해 1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8660억원에서 적자 전환하는 것이다. 공사가 올해 실제로 적자를 내면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공사는 올해 연간 매출을 1조592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2조7592억원)보다 42%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은 전년 1조2886억원에서 98% 감소한 198억원, 국제 여객 수는 지난해보다 79.8% 감소한 1426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7050만 명 수준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과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확산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여객 변동 패턴 등을 분석해 올 예상 여객 수요와 경영 실적을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의 여객 수는 올초만 해도 하루 20만 명을 넘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달에는 하루 평균 4000명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2672명까지 줄었다.

활주로 한 개를 신설하고 제2터미널을 확충하는 4단계 건설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사는 사업비 4조7000억원을 정부 재정 지원 없이 공사 자체 수입으로 100% 부담할 계획이었지만 수익 악화로 재원 조달 방안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개항 이후 꾸준히 확장 사업을 진행해 3조원가량의 부채가 있다”며 “채권 발행 등을 통해 2조원가량을 추가 차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