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우려에 12일 자동차 업종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12일 자동차 업종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최소화된 가운데, 2분기 실적에는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2020년 1분기 매출액 25조3194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 경상이익 7243억원, 당기순이익 5527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5.6%, 영업이익은 4.7% 증가했지만,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0.5%, 42.1%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이보다 악화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생산과 판매 모두 차질을 빚은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증권가의 현대차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23조2546억원, 영업이익 7126억원이었다.

실제 1분기 차량 판매도 90만3371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도매판매 기준)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를 선보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내공장 생산이 중단되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5% 줄었다.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 인도, 유럽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11.1% 감소했다.

다만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3월들어 시작됐고 일찌감치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급등한 환율이 영업이익에 착시효과를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보안 요원이 출근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보안 요원이 출근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3월 17일(현지시간) "주말 실적이 환상적이었고 주중도 좋았다"며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급감이 그달 중순 이후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분기 112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1분기 1193원으로 급등한 점도 실적을 증가시켰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수요 위축 및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판매가 감소했다"며 "앱티브 합작법인과 관련한 약 1000억원의 기타 매출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의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0.5%, 42.1%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피해가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판매 회복에 대한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하다.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내수시장 수익성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 신차 판매 확대와 효율적 재고관리·인센티브 윤영 등으로 실적 악화를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지속하고 친환경차의 경우 규제 달성과 전동화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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