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을 맡아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심리하던 정준영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 재판장에 대해 재차 기피 신청을 냈다. 특검이 낸 기피신청이 지난 17일 한 차례 기각된 데 대해 재항고에 나선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재항고 사건은 대법원이 맡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두세 달 안에 (재판부 기피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승계작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을 받고 있는데, 특검은 현 재판부가 미리 집행유예를 염두에 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재판장이 미국의 보호관찰 제도를 염두에 두고 양형 사유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한 준법감시위원회 설치를 먼저 제안한 것은 집행유예 판결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작년 10월 열린 첫 공판에서 삼성 측에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