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뒤 서울에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조합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총선 등의 영향으로 미뤘던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오는 7월 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전에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양가가 시세보다 크게 낮아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조감도.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조감도.
흑석리버파크자이(흑석3구역 재개발) 조감도.
흑석리버파크자이(흑석3구역 재개발) 조감도.
강남권 노른자위 분양 잇따라

아파트 공급에 목말랐던 강남권에 일반 분양 물량이 대거 풀린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동 ‘신반포13차’ 조합은 지난 22일 ‘일반 분양 용역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 분양 준비에 들어갔다. 조합이 시장에 내놓은 일반 아파트 물량은 총 98가구다. 조합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조정을 끝내고 이르면 다음달 초 일반 분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인근에서 분양한 ‘르엘 신반포’(신반포14차 재건축)와 입지 및 시공사 브랜드가 같아 분양가는 3.3㎡당 4800만원대에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반포동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베일리’ 조합은 지난 13일 서초구에 착공계를 제출하면서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쳤다. 조합 측은 오는 6월 조합 총회를 열어 분양가 산정과 관련된 투표를 하고 본격 분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께 일반 분양 예정이다.

개포동 개포1단지 조합은 28일 ‘드라이브스루’ 총회에 이어 29일 대의원회의를 열어 단지 이름을 정하고 분양 작업에 착수한다. 조합은 3.3㎡당 4850만원의 일반 분양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분양한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3.3㎡당 분양가(4750만원)보다 100만원 높은 가격이다.

반포·흑석 '서울 알짜 분양' 쏟아진다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 ‘준강남’으로 불리는 흑석동의 ‘흑석리버파크자이’(흑석 3구역 재개발)는 이미 HUG와 분양가 협상을 마치고 총 357가구를 일반에 내놓는다. 조합은 늦어도 다음달 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1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할 계획이다. 3.3㎡당 분양가는 2813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신축 아파트인 ‘흑석롯데캐슬에듀포레’는 3.3㎡당 시세(국민은행 기준)가 4400만원이다. 전용 84㎡ 기준으로 시세차익이 5억원 가까이 돼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북에서도 대단지 물량이 쏟아진다. 용두동 ‘용두6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엘리니티’(일반분양 477가구)와 상계동 ‘상계6구역’(일반분양 721가구)이 다음달 분양에 나선다. ‘래미안 엘리니티’의 분양가는 3.3㎡당 273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7월까지 성북구 장위4·10구역과 은평구 수색6·7·13구역 등에서 28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HUG와 막판 분양가 힘겨루기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HUG와 분양가 조율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일반 분양가를 올려 부담을 줄이려는 조합과 고분양가 심의 기준을 지키려는 HUG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원베일리 조합은 HUG가 제시한 3.3㎡당 4900만원대의 분양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이를 받아들이면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 분양가보다 높은 ‘분양가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5560만원이고 HUG 제시 가격이 4900만원이어서 전용 59㎡ 기준으로 일반 분양가가 1억6000만원 저렴하다”며 “조합원들이 45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해 내부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1단지도 조합이 제시한 4850만원과 HUG가 제시한 분양가(4750만원)를 두고 자체 논의에 들어갔다. HUG 관계자는 “조합이 제시한 분양가와 HUG의 고분양 관리 기준 사이에서 분양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