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직의 신성장론]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을 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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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좋은 일자리' 창출 정책
소모적인 일회성 실업대책 헛발질 대신
현장 기업인·근로자의 창의성 북돋워
장기성장률 높이고 혁신 일자리 늘려야
김세직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소모적인 일회성 실업대책 헛발질 대신
현장 기업인·근로자의 창의성 북돋워
장기성장률 높이고 혁신 일자리 늘려야
김세직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김세직의 신성장론]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을 도입하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1.21757896.1.jpg)
한 나라가 생산하는 창의적 아이디어 수는 ‘국민 한 사람이 독창적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확률에 아이디어 개발에 도전한 국민 수를 곱한 값’으로 정해진다. 따라서 창의적 아이디어 공급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평소에도 늘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하는 ‘전 국민 창의인재화’가 필요하다.
창의성은 누구나 짧은 시간 안에 증진시킬 수 있다. 필자의 2016년 화폐금융론 수업에서 학생들이 평가한 자신의 창의성 점수는 수업을 듣기 전 10점 만점 기준 4.5점이었는데 학기가 끝날 때는 6.3점으로 2점 정도 올라갔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지만 짧은 기간에도 창의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국민 누구나 창의적 잠재력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의 학교 시스템하에서 창의성을 끄집어낼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는 독창적 아이디어가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의 전유물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교육과 캠페인을 동반해야 한다. 창의성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자신의 교육 수준에 맞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다. 전문가가 깊은 지식에 입각해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 반면, 아무 전문지식 없는 초등학생이 오히려 더 잘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도 있는 법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조형 인재로 거듭난 근로자, 기업가 중 상당수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나라 전체적으로 새로운 ‘좋은 일자리’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 물론 아이디어 창출에 도전했으나 실패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들은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좋은 일자리에 고용됨으로써 한국 경제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100명당 5명의 확률로 성공한다면, 각 아이디어를 이용한 생산에 20명만 고용돼도 모든 근로자가 좋은 일자리에 완전 고용되는 것이다.
정부가 예산을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에 투입해 국민에게 지속적인 고임금·고소득의 원천이 될 좋은 일자리를 창출, 제공하는 것이 일회성 실업대책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이며 성장 정책이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지혜를 모으고 예산을 투입해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짜서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 그런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