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위축과 내부 정치 갈등 등이 겹친 결과다.

브라질 외환시장에서 23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전일 대비 2.19% 오른 달러당 5.528헤알에 마감됐다. 헤알화 환율이 달러당 5.5헤알을 넘은 것은 1994년 7월 ‘헤알 플랜’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헤알 플랜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수천%에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당시 브라질 정부는 미국 달러화와 교환 비율을 1 대 1로 묶는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헤알화를 새 통화로 도입했다. 헤알화 환율은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달러당 5헤알을 돌파한 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37.67% 올랐다. 그만큼 헤알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헤알화 가치 추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는 물론 금속·광물 등의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활동이 사실상 마비된 데다 정치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