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줄고 있지만, 위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진단했다.

올 겨울 '2차 유행' 예측이 나오는 만큼, 코로나19를 미래가 아닌 현재의 위험으로 인식하고 방역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의 위험은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오늘도 현장에서 계속되는 현재 진행형(ongoing) 위험"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다면 언제든 코로나19 유행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수 있고, 언제든 재발하거나 폭발할 수 있는 재난 상황임을 같이 인식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나 사회적 봉쇄를 해제하고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한 나라는 아직 없다"며 주말을 맞아 종교시설과 유흥시설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확진자 감소 추세, 전날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사실 등을 언급하며 "이런 지표가 지속하면 좋겠지만 아직도 위중한 환자가 상당수 치료를 받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보호를 현 시점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70대 이상 고령층은 감염될 경우 4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70대, 80대 이상의 어르신의 치명률은 매우 높아서 24%를 보여준다"며 "방역당국은 이러한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령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기저질환(지병)을 앓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19에 집단 노출될 경우, 피해가 큰 만큼 요양병원 및 시설에서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주말 또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감염 예방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본부장은 "지금도 매일 산발적 지역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지역감염이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시설로 이어질 경우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인 기저질환자, 고령자에게 심각한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다"며 "모두 사회적 약자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좀 더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가볍게 지나가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이들이 가족이나 직장, 종교시설 등에서 코로나19를 전파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어르신이나 임신부, 만성질환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중 '중증' 이상의 상태인 환자는 42명이다. 90명이 넘었던 3월 중순과 비교하면 수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