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속도를 올리고 공평한 분배를 보장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프랑스와 독일, 유럽연합(EU) 등 각국을 비롯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 민간 부문도 참가한다. 다만 WHO와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출범 행사에서 “코로나19의 백신과 진단, 치료제의 개발과 생산, 공평한 분배를 가속하기 위한 기념적인 협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함께 해야만 이길 수 있는 공동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세계는 이러한 도구를 필요로 하지만 과거에는 모두가 사용할 수 없었고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 화상 통화로 참가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가 코로나19를 이기길 원한다면 보건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주요 7개국(G7)과 20개국(G20)에 이같은 계획을 지지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이니셔티브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화해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다음 달 4일 열리는 회의에서 방역과 진단, 치료를 위해 70억 달러(약 8조6000억원) 이상을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 세계에서 개발된 약품과 백신의 공유를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품의 공평한 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등도 화상 통화로 참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비롯한 세계 정상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