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의 원내사령탑 선거가 27일 본격 막을 올린다.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의 경계가 흐려지고 다수 후보가 출마를 타진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백중지세’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부터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는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28일부터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제 민주당 내 ‘비문’과 ‘친문’ 구분이 흐려져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선거를 준비하는 친문 의원은 4선의 김태년·윤호중 의원과 3선의 전해철 의원 등이다. 총선 직후 이들을 중심으로 ‘친문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세 후보의 성향이 달라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선 투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문 후보가 정리될 수 있다.

김태년 의원은 친문인 동시에 당권파로도 분류된다. 양측의 지지를 고루 받고 있어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를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된다. 윤호중 의원 역시 친문인 동시에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당권파적 성격을 지녔다. 전해철 의원은 ‘핵심 친문’이라는 평가와는 달리 아직까지 주요 당직을 맡지 않아 의원들 사이에서 ‘신선함’을 어필할 수 있다.

그동안 ‘친문’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비주류 의원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4선의 정성호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선 압승 이후 겸손을 강조하는 등 몸을 낮추고 있어 당의 중심추 역할을 할 비주류 후보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5선의 조정식 의원은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은 조 의원은 출마할 경우 함께 일한 정책위 소속 의원들의 표를 가져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4수에 도전하는 4선의 노웅래 의원은 후보군이 많은 구도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수 후보 난립으로 결선투표 진출에 필요한 득표 수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결선투표 진출 후 1차 투표 탈락 의원들의 표를 흡수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