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환송공연이 끝난 뒤 헤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환송공연이 끝난 뒤 헤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가 주목했던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건강 이상설을 두고 무수한 소문만 나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일은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이해 전향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두문불출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다.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만큼 전향적인 대북 제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월 27일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9시30분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이후 한반도 평화 기류에 훈풍이 부는 듯했으나 지난해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별다른 진전이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대북 영향력 역시 뚜렷하게 약해졌다.

우리 정부는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이 같은 분위기에 반전을 가하고자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2020년 신년사를 통해 남북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도 김 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깜짝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졌던 인민군 창건 88주년 기념일이었던 25일에도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매체 역시 김 위원장의 일상적인 동정 보도에만 나서고 있다.

북한 대내용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의 감사에 "일꾼들과 근로자들은 당의 믿음과 기대를 한시도 잊지 않고 사회주의 강국건설에 참답게 이바지해 나갈 불타는 열의에 넘쳐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 다음 날 조선중앙통신 등에 보도된 뒤 2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일성 주석 생일인 지난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까지 건너뛰면서 건강 이상설이 국내외에서 증폭됐지만, 북한 매체들은 여전히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는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시에 머물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분석매체 38노스는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하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