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태 실종 100일째인 25일 발견…주민·군경 수색 계속 예정
안나푸르나 실종교사 시신 2구 발견…남은 2명은 못 찾아
지난 1월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 가운데 2명의 시신이 실종 100일째인 지난 25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주네팔 한국대사관 등 외교당국과 충남교육청은 "현지시간 25일 오후 3시께 사고 현장을 모니터링하던 주민 수색대장이 시신 2구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시신 발견 직후 날이 어두워지고 비가 내린 바람에 네팔 군경과 현지 주민은 26일 오전 시신 수습에 나섰다.

네팔군은 헬리콥터까지 투입, 수습 작업을 지원했다.

실종 100일만…안나푸루나 실종 교사 추정 시신 2구 발견 / 연합뉴스 (Yonhapnews)

시신 수습 직후 충남교육청 측은 "시신 2구는 남교사 1명과 여교사 1명으로 확인됐다"며 "발견된 시신 2구에서 나온 여권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은 다만, 구체적인 신원은 가족의 간곡한 요청으로 밝히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수습된 시신은 헬기로 이날 인근 포카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안치됐으며 27일 수도 카트만두 소재 국립 티칭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포카라에 머물던 충남교육청 관계자들과 실종자 가족 1명도 카트만두로 이동, 최종 신원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주네팔대사관은 담당 영사를 티칭 병원에 대기시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시신의 국내 운구나 다른 가족의 네팔 입국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네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봉쇄 조치를 내린 상태인 데다 국제선 항공 운항도 다음 달 15일까지 중단됐기 때문이다.
안나푸르나 실종교사 시신 2구 발견…남은 2명은 못 찾아
시신 2구는 이날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70∼80m가량 떨어진 계곡 인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산과 계곡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길에서 발생했고, 눈사태로 발생한 눈과 얼음이 길가 계곡 아래까지 밀고 내려간 상태였다.

현장 수색 상황을 잘 아는 한 산악인은 "눈사태 때 시신이 밀려서 내려온 것 같다"며 "시신 발견 지점 더 아래쪽에서 계곡과 작은 강이 합류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군경과 주민은 이날 시신이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수색을 벌였으나 발견에는 실패했다.

이들은 27일 수색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르준 포우델 한국-네팔 트레킹 관광협회 사무총장은 "26일 사고 현장에 30∼40명의 수색 인원이 투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실종된 4명은 이모(56·남), 최모(37·여), 김모(52·여), 정모(59·남) 교사다.

이들 교사 4명은 지난 1월 17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해발 3천230m)에서 하산하던 도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의 시신은 지난 2월 말 이미 발견됐고, 한국인과 동행한 네팔인의 시신은 지난 22일 발견됐다.
안나푸르나 실종교사 시신 2구 발견…남은 2명은 못 찾아
사고 직후 시작된 한국 구조팀과 네팔 군경은 대규모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기상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현장에 엄청나게 쌓인 눈과 얼음과 함께 이어지는 눈사태도 수색 작업의 걸림돌이었다.

결국 수색은 1월 24일 잠정 중단됐다.

이후 네팔 민간구조전문가, KT 정보통신기술(ICT) 구조대 소속 네팔 요원 등이 수색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4월 들어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실종자들이 차례로 발견됐다.
안나푸르나 실종교사 시신 2구 발견…남은 2명은 못 찾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