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22일부터 일부 보험상품의 보험계약대출 가능 금액을 상향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통상 가입한 보험 해지환급금의 50~95% 이내에서 대출이 이뤄진다. 별도심사 없이 수시로 대출이 가능하고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이번 조정으로 삼성생명은 기존에 제세금을 제외한 해약환급금의 최대 90%였던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최대 95%로 변경됐다. 보험계약대출 대상 상품은 순수만기형 상품, 일반 연금·종신, 종신 스페셜, 연금통합형, 연금저축 등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기존에는 보험료 납입기간이 7년을 경과한 경우에만 최대 95%까지 보험계약대출을 제공했으나 변경 후에는 보험료 납입기간이 7년 미만인 고객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며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대출 가능 금액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에 앞서 NH농협생명도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늘렸다. 농협생명은 이달 9일 오후 6시부터 보장성보험의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기존 해지환급금의 80%에서 90%까지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 한도 증액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 때문에 보험 해약을 고민하는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에게 보험 해약 대신 대출 금액이 늘어난 보험계약대출을 제공해 보험계약을 유지하면서 목돈 마련도 가능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급전이 필요하다고 보험을 해약하는 것은 가입자에게 손해다. 만기 전에 보험 계약을 해지하면 납입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없거나 환급금이 납입금보다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삼성·한화·교보생명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4조6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늘리면서 고객은 자금 융통에 여유가 생길 수 있고 보험사는 급전이 필요해 보험을 깨는 고객을 보험계약대출로 유도해 해약률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