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돈만 풀어서는 경제 못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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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무제한 돈풀기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충격
기업 도산 막는 데 치중하고
각종 규제 걷어내
기업활동 활성화에 주력해야
안재욱 <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충격
기업 도산 막는 데 치중하고
각종 규제 걷어내
기업활동 활성화에 주력해야
안재욱 <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제가 악화되자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은 물론 중앙은행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돈을 풀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돈을 풀면 소비가 늘어 생산이 증가하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돈(화폐)이 무엇이며 경제에서 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돈은 교환의 매개체다. 우리는 돈을 받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고,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의 노동, 즉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한다. 교환할 때 돈이 오고 가지만 실질적으로 교환되는 것은 나의 노동과 다른 사람의 노동이다. 돈은 교환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할 뿐 그 자체가 부를 창출하지는 않는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가 창출돼야 하고, 부의 창출은 생산이 증가할 경우에 이뤄진다.
쌀 90㎏을 생산하는 A와 옷 두 벌을 만드는 B가 있다. A는 쌀 90㎏ 중에서 30㎏은 자신이 소비하고 30㎏으로 B의 옷 한 벌을 구입하며, 나머지 30㎏은 미래를 위해 저축한다. B는 옷 두 벌 중에서 한 벌은 자신이 입고 남은 한 벌로 A의 쌀 30㎏을 구입한다. 만약 B가 생산을 못하게 된다면 B가 소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생산한 것을 그에게 가져다줘야 한다. 예를 들어 A의 쌀 30㎏을 B에게 주고 다른 옷 만드는 사람에게서 옷 한 벌을 가져다줘야 한다. 한편 A는 옷 한 벌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축하려고 했던 쌀 30㎏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옷 한 벌을 구입해야 한다. 이것은 A의 저축이 없어져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축이 감소하면 미래의 생산이 줄어 경제가 쇠퇴하게 된다.
돈을 푸는 것은 이것과 똑같다. 즉 돈을 풀어 B에게 준다면 이것은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똑같은 결과가 초래된다. 그래서 돈을 푸는 것은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를 증가시켜 부를 이전할 뿐, 부를 창출하지는 않는다.
생산의 목적은 소비다. 물론 소비가 있어야 생산이 이뤄진다. 그런데 그 소비는 생산이 뒷받침되는 것이어야 한다. 앞에서 본 것처럼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는 생산과 소비의 조화를 깨뜨리고 저축을 감소시킨다. 저축은 투자의 원천이고, 투자가 증가해야 경제가 성장한다. 돈을 풀면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가 증가해 저축이 감소함으로써 경제가 쇠퇴하는 것이다. 그리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돈을 풀어서 경제를 살리려고 했던 많은 국가가 쇠퇴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는 전쟁이나 천재지변 같은 재난이다. 재난 시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난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생산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재정 투입은 생산활동 중단으로 소득이 없어 생계를 위협받는 가계와 운전자금 부족으로 생산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집중돼야 한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역시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고 그로 인해 돈이 돌지 않으면 생산여력이 충분한 건실한 기업까지 도산하게 돼 경제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돈을 푸는 것은 생산 기반이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역시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게 과도하게 돈을 푸는 것은 오히려 생산 기반을 파괴해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부를 창출하는 주체가 아니고 부를 이전하는 주체다. 부를 창출하는 주체는 민간부문이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민간부문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하고,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하며, 민간부문의 생산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그 일은 지난 3년간 한국 경제를 쇠퇴하게 했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법인세 등 세금을 줄이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개혁을 실행하며, 기업 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야만 한다.
돈은 교환의 매개체다. 우리는 돈을 받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고,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의 노동, 즉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한다. 교환할 때 돈이 오고 가지만 실질적으로 교환되는 것은 나의 노동과 다른 사람의 노동이다. 돈은 교환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할 뿐 그 자체가 부를 창출하지는 않는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가 창출돼야 하고, 부의 창출은 생산이 증가할 경우에 이뤄진다.
쌀 90㎏을 생산하는 A와 옷 두 벌을 만드는 B가 있다. A는 쌀 90㎏ 중에서 30㎏은 자신이 소비하고 30㎏으로 B의 옷 한 벌을 구입하며, 나머지 30㎏은 미래를 위해 저축한다. B는 옷 두 벌 중에서 한 벌은 자신이 입고 남은 한 벌로 A의 쌀 30㎏을 구입한다. 만약 B가 생산을 못하게 된다면 B가 소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생산한 것을 그에게 가져다줘야 한다. 예를 들어 A의 쌀 30㎏을 B에게 주고 다른 옷 만드는 사람에게서 옷 한 벌을 가져다줘야 한다. 한편 A는 옷 한 벌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축하려고 했던 쌀 30㎏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옷 한 벌을 구입해야 한다. 이것은 A의 저축이 없어져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축이 감소하면 미래의 생산이 줄어 경제가 쇠퇴하게 된다.
돈을 푸는 것은 이것과 똑같다. 즉 돈을 풀어 B에게 준다면 이것은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똑같은 결과가 초래된다. 그래서 돈을 푸는 것은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를 증가시켜 부를 이전할 뿐, 부를 창출하지는 않는다.
생산의 목적은 소비다. 물론 소비가 있어야 생산이 이뤄진다. 그런데 그 소비는 생산이 뒷받침되는 것이어야 한다. 앞에서 본 것처럼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는 생산과 소비의 조화를 깨뜨리고 저축을 감소시킨다. 저축은 투자의 원천이고, 투자가 증가해야 경제가 성장한다. 돈을 풀면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가 증가해 저축이 감소함으로써 경제가 쇠퇴하는 것이다. 그리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돈을 풀어서 경제를 살리려고 했던 많은 국가가 쇠퇴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는 전쟁이나 천재지변 같은 재난이다. 재난 시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난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생산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재정 투입은 생산활동 중단으로 소득이 없어 생계를 위협받는 가계와 운전자금 부족으로 생산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집중돼야 한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역시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고 그로 인해 돈이 돌지 않으면 생산여력이 충분한 건실한 기업까지 도산하게 돼 경제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돈을 푸는 것은 생산 기반이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역시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게 과도하게 돈을 푸는 것은 오히려 생산 기반을 파괴해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부를 창출하는 주체가 아니고 부를 이전하는 주체다. 부를 창출하는 주체는 민간부문이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민간부문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하고,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하며, 민간부문의 생산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그 일은 지난 3년간 한국 경제를 쇠퇴하게 했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법인세 등 세금을 줄이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개혁을 실행하며, 기업 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