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장사를 잘 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휠라’ ‘내셔널지오그래픽’이었다. ‘밀레’ ‘네파’ 같은 전통 아웃도어 브랜드와 ‘아식스’ ‘데상트’ 등 일본 브랜드들은 불매 운동의 타격으로 고전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 개발에 성공한 브랜드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MLB’ ‘MLB키즈’ 등을 운영하는 F&F는 지난해 매출(개별 재무제표 기준)이 전년(6460억원)보다 37% 증가한 88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912억원에서 1590억원으로 74.3% 뛰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어글리슈즈 ‘버킷’ 시리즈가 수십만 켤레 팔리는 등 인기가 높아 실적을 끌어올렸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1411억원)보다 66.7% 증가한 2353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202억원에서 398억원으로 97% 뛰었다. 무신사 등 패션 전문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용 상품 개발 등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의 디자인을 도입한 스포츠 브랜드 휠라도 장사를 잘 했다. 국내에서 휠라 브랜드를 운영하는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6122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의 매출을 올려 전년(4999억원)보다 22.4%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564억원에서 1122억원으로 98.9% 급증했다. ‘휠라’ ‘휠라키즈’ ‘휠라언더웨어’ ‘휠라골프’ 브랜드와 함께 중국 현지 사업자로부터 받는 3%의 중국 판매 상품디자인 수입 등이 이 회사의 매출로 잡힌다. 특히 ‘휠라’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58.7%로 가장 높다. 1020세대 사이에서 ‘휠라’의 빅로고 티셔츠, 어글리슈즈 등이 잘 팔린 덕분이다.

반면 밀레, 네파, ‘K2’, ‘아이더’,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등은 모두 매출이 줄었다. 밀레 매출은 2018년 1470억원에서 지난해 1016억원으로 30.9% 감소했다. 등산 열풍이 주춤해진 데다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이 없었던 점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K2 매출은 3945억원에서 3457억원으로 12.4% 줄었다.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 키즈’ 등을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도 매출이 4651억원에서 4106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