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 안하면 의원직은 유지
정은혜 더불어시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당선자의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건 등이 당헌·당규 위반, 당의 품위 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허위 자료 제출 의혹과 검증 기망, 세금 탈루를 위한 명의신탁 의혹 건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어 최고위원회에 형사고발을 건의한다”고 했다.
양 당선자는 변호사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5번을 받은 뒤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겨 15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비례대표 후보 19번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양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며 4년 전(49억원)보다 43억원 늘어난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4년 만에 재산이 급증한 배경을 놓고 양 당선자가 아파트와 건물 매입 과정에서 동생 명의를 도용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양 당선자는 이날 윤리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증여세와 상속세를 낸 부분을 다 소명했다”며 “(위법 사항이) 전혀 없다”고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15년 전에 증여받은 부동산”이라며 “최근 구입한 부동산도 아니고, 이후 상속을 받으면서 가액이 증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일로 더불어시민당과 민주당은 또다시 후보 부실 검증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전날 양 당선자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더시민당과 합류한 민주당으로부터 온 비례 후보에 대해 재차 검증할 이유는 없었다”고 적었다.
더불어시민당이 제명하더라도 양 당선자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무소속 상태로 당선자 신분은 유지할 전망이다. 더불어시민당은 의석을 한 석 잃게 된다. 다만 양 당선자는 민주당에서 사퇴를 제안한다면 수용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