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금융지주사 실적 전망…'오답' 투성이
"국내 증권사의 기업 실적 전망은 그동안 너무 낙관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전망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28일 "국내 증권사들의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추정치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망이기 때문에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올 1분기 전망은 완전히 틀렸다"고 했다.

4대 금융지주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2조823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지주(9184억원) KB금융(7295억원) 하나금융(6570억원) 우리금융(5182억원) 등이다. 이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 전망치(지난 23일 에프앤가이드 기준·2조6670억원)를 5.8% 웃도는 수치다.

4대 금융지주는 올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예상을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하나금융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는 차이가 컸다. 15개 증권사가 내놓은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5339억원. 하지만 실제로는 20.3% 늘어난 6570억원이 발표됐다. 전망치보다 1231억 많다.

증권사 실적 전망이 크게 벗어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투자자들도 기업 실적이 시장(증권사) 전망을 크게 웃돈다는 의미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반대 경우인 '어닝 쇼크'라는 용어를 익숙하게 생각할 정도다.

특히 올 1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벗어난 경우가 많았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 숙박 항공 정유 관련 산업이 1분기 전망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며 "반면 금융산업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확한 전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망치가 실제 발표와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금융지주의 경우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되지 않아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벗어났지만 주가 전망은 틀리지 않았다는 반박도 있다. 증권사들은 배당 매력과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금융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강조해 왔는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27일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평균 10.8% 올랐다.

윤진우/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