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의혹` 양정숙 제명…與 `의도적 모르쇠` 비판 불가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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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을 앞둔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28일 부동산 명의신탁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비례대표 양정숙 국회의원 당선인을 결국 제명하기로 했다.
4·15 총선에서의 당선이 결정된 지 2주일도 안 돼 당선인을 제명한 것은 매우 강력한 조치다. 여권이 양 당선인과 관련한 의혹을 엄중히 인식하고 조기 수습에 나선 것이다.
시민당은 이르면 2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양 당선인 제명을 의결할 예정이다.
변호사 출신의 양 당선인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등 총 5채의 부동산을 비롯해 약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4년 전 총선 때 신고한 재산보다 43억원이 늘었는데, 재산 증식 과정에서 부동산실명제를 위반하고 명의신탁 등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족의 명의로 서울 용산의 오피스텔을 매입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재산 관련 의혹을 시작으로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된 진경준 전 검사장 변론에 참여했다는 의혹,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의 임원을 맡았다는 의혹 등도 잇달아 터져 나왔다.
시민당 윤리위원회는 이날 6시간 가까운 회의 끝에 이 의혹들이 당헌·당규 위반, 당의 품위 훼손 등에 해당한다며 제명을 의결했다.
그러나 조기 진화 시도에도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졸속 검증 논란이 불가피하다. 시민당이 총선 전 급하게 만들어져 비례대표 후보를 세울 때부터 이미 검증 부실 우려가 있었다.
게다가 양 당선인은 애초 민주당이 자체 비례대표 5번 후보로 세웠다가 시민당 15번 후보로 `파견`한 인사다. 시민당 검증 시스템뿐 아니라 민주당의 자체 검증 시스템의 허점도 드러난 셈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검증을 진행할 당시에는 양 당선인이 열심히 해명해 (민주당이) 법률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가족을 만나보니 사실관계에 의심의 여지가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도 양 당선인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 `갑자기 등장한` 인사가 아니라 이미 민주당의 `인력풀`에 있던 인사라는 의미로, 민주당은 의혹투성이 인물을 두 번이나 비례대표 후보로 세웠다는 비판도 받게 됐다. 민주당과 시민당이 양 당선인 문제를 총선 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선이 임박해서야 의혹이 확인됐고 본인이 완강하게 부정하니 뭔가를 결정하기 어려웠다"며 "의도적으로 덮으려 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선 후 2주일 만에 제명을 결정할 정도의 흠결을 이미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덮으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추행을 저지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 시점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양 당선인 문제도 총선 때문에 의도적으로 모르는 체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오거돈 건도 그렇고 양정숙 건도 그렇고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 사건이 성공적으로 은폐됐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위험한 징조"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사퇴에 이어 양 당선인 의혹까지 총선 압승 후 악재가 연달아 터지자 여권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권의 파상공세도 예상된다.
양 당선인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양 당선인이 자진 사퇴를 하지 않는 한 당선인 신분은 유지된다. 이대로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그는 `무소속` 비례대표 의원이 된다.
그는 이날 윤리위 참석 후 기자들에게 "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보름 후 합당하면 민주당에 돌아가 거기서 의논해 결정하고 싶다"며 시민당의 사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과 시민당의 합당 후에도 양 당선인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힐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자진 사퇴) 설득이 되지 않으니 제명까지 온 것"이라며 난감함을 내비쳤다.
시민당 윤리위는 최고위원회의에 양 당선인에 대한 형사 고발도 건의했다.
만약 최고위 결정으로 형사 고발이 진행돼 의혹 중 불법 내용이 밝혀지면 양 당선인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더라도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비례대표는 18번 이경수 후보가 승계하게 된다.
시민당 관계자는 "양 당선인이 무소속 비례대표 의원 신분으로 자진 사퇴하더라도 비례대표는 당선 당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다음 후보가 승계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4·15 총선에서의 당선이 결정된 지 2주일도 안 돼 당선인을 제명한 것은 매우 강력한 조치다. 여권이 양 당선인과 관련한 의혹을 엄중히 인식하고 조기 수습에 나선 것이다.
시민당은 이르면 2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양 당선인 제명을 의결할 예정이다.
변호사 출신의 양 당선인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등 총 5채의 부동산을 비롯해 약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4년 전 총선 때 신고한 재산보다 43억원이 늘었는데, 재산 증식 과정에서 부동산실명제를 위반하고 명의신탁 등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족의 명의로 서울 용산의 오피스텔을 매입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재산 관련 의혹을 시작으로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된 진경준 전 검사장 변론에 참여했다는 의혹,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의 임원을 맡았다는 의혹 등도 잇달아 터져 나왔다.
시민당 윤리위원회는 이날 6시간 가까운 회의 끝에 이 의혹들이 당헌·당규 위반, 당의 품위 훼손 등에 해당한다며 제명을 의결했다.
그러나 조기 진화 시도에도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졸속 검증 논란이 불가피하다. 시민당이 총선 전 급하게 만들어져 비례대표 후보를 세울 때부터 이미 검증 부실 우려가 있었다.
게다가 양 당선인은 애초 민주당이 자체 비례대표 5번 후보로 세웠다가 시민당 15번 후보로 `파견`한 인사다. 시민당 검증 시스템뿐 아니라 민주당의 자체 검증 시스템의 허점도 드러난 셈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검증을 진행할 당시에는 양 당선인이 열심히 해명해 (민주당이) 법률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가족을 만나보니 사실관계에 의심의 여지가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도 양 당선인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 `갑자기 등장한` 인사가 아니라 이미 민주당의 `인력풀`에 있던 인사라는 의미로, 민주당은 의혹투성이 인물을 두 번이나 비례대표 후보로 세웠다는 비판도 받게 됐다. 민주당과 시민당이 양 당선인 문제를 총선 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선이 임박해서야 의혹이 확인됐고 본인이 완강하게 부정하니 뭔가를 결정하기 어려웠다"며 "의도적으로 덮으려 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선 후 2주일 만에 제명을 결정할 정도의 흠결을 이미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덮으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추행을 저지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 시점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양 당선인 문제도 총선 때문에 의도적으로 모르는 체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오거돈 건도 그렇고 양정숙 건도 그렇고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 사건이 성공적으로 은폐됐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위험한 징조"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사퇴에 이어 양 당선인 의혹까지 총선 압승 후 악재가 연달아 터지자 여권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권의 파상공세도 예상된다.
양 당선인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양 당선인이 자진 사퇴를 하지 않는 한 당선인 신분은 유지된다. 이대로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그는 `무소속` 비례대표 의원이 된다.
그는 이날 윤리위 참석 후 기자들에게 "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보름 후 합당하면 민주당에 돌아가 거기서 의논해 결정하고 싶다"며 시민당의 사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과 시민당의 합당 후에도 양 당선인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힐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자진 사퇴) 설득이 되지 않으니 제명까지 온 것"이라며 난감함을 내비쳤다.
시민당 윤리위는 최고위원회의에 양 당선인에 대한 형사 고발도 건의했다.
만약 최고위 결정으로 형사 고발이 진행돼 의혹 중 불법 내용이 밝혀지면 양 당선인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더라도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비례대표는 18번 이경수 후보가 승계하게 된다.
시민당 관계자는 "양 당선인이 무소속 비례대표 의원 신분으로 자진 사퇴하더라도 비례대표는 당선 당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다음 후보가 승계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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