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디자인 도약을 이끈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사진·55)이 물러난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 구성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한다"며 아름다운 고별사를 남겼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일신상 이유로 사임했다.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동커볼케 부사장은 2015년 11월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으로 합류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동커 볼케를 영입했다.

세계 3대 디자이너로 'K시리즈'로 기아차를 업그레이드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그룹 디자인 경영 담당 사장에 이은 두번째 스카우트였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2018년 10월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을 총괄하며 차세대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개발했다.

그가 재임 중 출시된 차들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와 레드닷, IDEA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지난달 출시된 제네시스 G80에 대해 미국 자동차 전문지 '잘롭닉'은 "말도 안되게 멋진 차"라는 찬사를 보냈다.

동커볼케 부사장 지난 2월에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디자이너에게 수여되는 '오토베스트 디자인 부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는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디자이너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디자인의 미래를 설계하는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 행운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들 브랜드의 대담하고 진취적인 정신은 제가 경계를 허물고 한계에 도전하는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적인 디자인 조직의 구성, 미래 디자인 DNA 구축, 디자인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여준 신뢰는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커볼케 부사장 퇴임 이후 현대차그룹 디자인부문은 현대디자인담당 이상엽 전무와 기아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전무 체제로 운영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