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껑에 상품정보, 버리면 알 수 없어
▽ '소비자 혼란' 막기 위해 묶음 판매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다. 해당 상품은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약 76만병이 팔렸다. 2016년 롯데칠성이 내놓은 아이시스 1L짜리 사각 용기의 동일기간 판매량과 비교하면 8배 많은 수치다. 롯데칠성 측은 라벨을 없앤 생수의 용기를 연내 다른 용량으로 다변화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라벨 없는 생수병을 통해 올해 약 12.2t의 라벨 포장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이 제품을 일반 생수처럼 한병단위로 구매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먹는샘물 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 때문이다. 해당 고시에 따르면 먹는샘물은 제품에 △품목명 △제품명 △원수원 및 수원지 △업소명 및 소재지 △유통기한 △영업허가번호 또는 수입판매업 등록번호 △내용량 △무기물질함량 등을 표기해야 한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새로 출시한 생수병의 뚜껑 포장지에 해당 내용을 모두 기재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관련 정보를 뚜껑 포장지에 포장할 경우 포장지를 뜯어서 버리면 소비자들이 해당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된다고 판단해 한병단위 판매를 보류할 것을 롯데칠성음료 측에 권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현재 해당 상품을 6병 단위의 묶음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시에 따른 표시사항은 뚜껑 포장지에 모두 표기되어있어 해당 상품을 낱개로 판매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이 같은 형태의 생수가 처음이라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개들이 묶음으로 상품을 구매할 경우 개봉하지 않은 다른 병에 표기되어 있는 정보나 6개입 패키지 포장지에 부착되어있는 라벨로 소비자들이 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환경부가 제품 정보 표기에 관한 법률에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화 자원순화사회연대 사무총장은 "노인들도 휴대전화를 통해 온라인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라면서 "인쇄된 라벨에 상품 정보를 표기해야 한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