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마저 떨고 있다…영업익 6조 발표하며 '불확실성' 18회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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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콘퍼런스콜
반도체·스마트폰 '선방'
"현재로선 불확실성 가늠 못해"
TV·스마트폰 2분기부터 '암울'
서버용 D램도 하반기 '먹구름'
반도체·스마트폰 '선방'
"현재로선 불확실성 가늠 못해"
TV·스마트폰 2분기부터 '암울'
서버용 D램도 하반기 '먹구름'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본격화로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 예상.’
삼성전자가 29일 배포한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보도자료 상단에 굵은 글씨로 적힌 문구다. ‘당분간 실적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게 좋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대놓고 던진 것이다. 약 한 시간 뒤 열린 콘퍼런스콜(전화 실적설명회)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진행을 맡은 서명훈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도전적 상황을 맞이했다”며 “현시점에선 불확실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약 100분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이란 단어를 18번이나 언급했다. 2분기 스마트폰, TV가 안 팔린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1~3월)에 매출 55조3252억원, 영업이익 6조44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3.4% 증가했다. 반도체(3조9900억원)와 스마트폰(2조6500억원) 부문이 시장 추정치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관심은 2분기와 하반기 전망을 언급할 삼성전자 임원들의 입에 쏠렸다. 세계 경기의 가늠자가 될 반도체, 스마트폰, TV 업황을 예측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였다. 제품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2분기부터 실적 하락 위험(리스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스마트폰 실적엔 당장 2분기부터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1분기에는 갤럭시S20, 갤럭시Z플립 등 값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유통채널에 넘긴 덕분에 선방할 수 있었지만 2분기엔 상황이 다르다. 오프라인 매장 영업시간 단축 등에 따른 수요 감소와 생산기지 가동 중단 등 공급 차질 등 양쪽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며 “2분기 수요 감소 폭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하면 서버 D램도 위험
TV 부문은 상황이 더 엄중하다. 대형 판매 이벤트로 꼽혔던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된 영향을 받는다. 하반기 판매량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원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2분기 수요 감소로 판매 계획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新)모델 판매 시점을 조정하고, 마케팅 프로그램도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완제품)부문보다는 상황이 낫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클라우드 투자 확대로 서버 D램 수요가 꾸준하고, 5세대(5G)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모바일칩 계약 물량이 아직 남아 있다. 재고도 삼성전자 내부에서 ‘정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업황 개선을 이끌던 서버 D램 수요도 꺾일 수밖에 없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통신칩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온라인 마케팅 확대로 실적 방어
삼성전자는 위기 상황을 기술 개발과 온라인 마케팅 강화 등으로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가격대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온라인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하반기엔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새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폰과 중저가 5G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종민 상무는 “수요 감소에는 온라인, 기업 간 거래(B2B) 채널 강화로 대응하고 공급 측면에서도 다변화한 생산 자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TV와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초대형·초고화질 TV, 휘어진 모니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신가전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반도체는 선폭(반도체 회로 폭) 10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초반의 초미세공정에서 생산하는 1z(10나노 3세대) D램과 6세대 V낸드플래시 등을 앞세워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선 이미지센서와 5G 이동통신 통합칩셋(SoC) 납품을 늘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선 극자외선(EUV) 공정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택근무 등 ‘스테이 앳 홈(stay at home)’ 경제의 확산이 반도체 사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도 미세공정 투자를 지속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수/홍윤정/이수빈 기자 hjs@hankyung.com
삼성전자가 29일 배포한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보도자료 상단에 굵은 글씨로 적힌 문구다. ‘당분간 실적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게 좋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대놓고 던진 것이다. 약 한 시간 뒤 열린 콘퍼런스콜(전화 실적설명회)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진행을 맡은 서명훈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도전적 상황을 맞이했다”며 “현시점에선 불확실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약 100분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이란 단어를 18번이나 언급했다. 2분기 스마트폰, TV가 안 팔린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1~3월)에 매출 55조3252억원, 영업이익 6조44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3.4% 증가했다. 반도체(3조9900억원)와 스마트폰(2조6500억원) 부문이 시장 추정치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관심은 2분기와 하반기 전망을 언급할 삼성전자 임원들의 입에 쏠렸다. 세계 경기의 가늠자가 될 반도체, 스마트폰, TV 업황을 예측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였다. 제품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2분기부터 실적 하락 위험(리스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스마트폰 실적엔 당장 2분기부터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1분기에는 갤럭시S20, 갤럭시Z플립 등 값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유통채널에 넘긴 덕분에 선방할 수 있었지만 2분기엔 상황이 다르다. 오프라인 매장 영업시간 단축 등에 따른 수요 감소와 생산기지 가동 중단 등 공급 차질 등 양쪽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며 “2분기 수요 감소 폭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하면 서버 D램도 위험
TV 부문은 상황이 더 엄중하다. 대형 판매 이벤트로 꼽혔던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된 영향을 받는다. 하반기 판매량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원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2분기 수요 감소로 판매 계획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新)모델 판매 시점을 조정하고, 마케팅 프로그램도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완제품)부문보다는 상황이 낫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클라우드 투자 확대로 서버 D램 수요가 꾸준하고, 5세대(5G)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모바일칩 계약 물량이 아직 남아 있다. 재고도 삼성전자 내부에서 ‘정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업황 개선을 이끌던 서버 D램 수요도 꺾일 수밖에 없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통신칩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온라인 마케팅 확대로 실적 방어
삼성전자는 위기 상황을 기술 개발과 온라인 마케팅 강화 등으로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가격대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온라인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하반기엔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새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폰과 중저가 5G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종민 상무는 “수요 감소에는 온라인, 기업 간 거래(B2B) 채널 강화로 대응하고 공급 측면에서도 다변화한 생산 자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TV와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초대형·초고화질 TV, 휘어진 모니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신가전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반도체는 선폭(반도체 회로 폭) 10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초반의 초미세공정에서 생산하는 1z(10나노 3세대) D램과 6세대 V낸드플래시 등을 앞세워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선 이미지센서와 5G 이동통신 통합칩셋(SoC) 납품을 늘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선 극자외선(EUV) 공정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택근무 등 ‘스테이 앳 홈(stay at home)’ 경제의 확산이 반도체 사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도 미세공정 투자를 지속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수/홍윤정/이수빈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