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팅크·쿠렌치스·넬슨스…거장들의 '안방 클래식 향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음악평론가들이 꼽은 온라인 명품 공연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필 '운명'
하이팅크 - RCO '브루크너 6번'
쿠렌치스 - SWR의 '말러 9번'
넬슨스·브론프만 협연 등 추천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필 '운명'
하이팅크 - RCO '브루크너 6번'
쿠렌치스 - SWR의 '말러 9번'
넬슨스·브론프만 협연 등 추천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이 올 상반기 가장 기대하는 공연으로 지휘자 안드리스 넬슨스(42)와 테오도르 쿠렌치스(48)의 첫 내한 연주회를 첫손에 꼽았다. 넬슨스는 139년 전통의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BSO), 쿠렌치스는 그가 창단한 악단 ‘무지카 에테르나’를 이끌고 각각 지난 2월과 이달 초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세계 음악계가 주목하는 ‘40대 지휘 거장’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여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두 무산됐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외 주요 클래식 공연장과 연주단체가 휴업에 들어갔다. 대신 각 공연장과 단체들은 그동안 간직해온 ‘명품 공연 영상’들을 공짜로 풀어놓기 시작했다. 실황 연주를 들을 수 없는 클래식 팬들의 갈증을 달래주기 위해서다. 한국경제신문은 황금 연휴를 앞두고 유형종, 류태형, 황장원, 한정호, 조은아, 허명현 등 음악평론가 6명에게 최근 공개된 영상들을 중심으로 공연장에 못 가는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온라인 공연 추천을 부탁했다. 이들 평론가는 쿠렌치스, 넬슨스의 최신 공연뿐 아니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마리스 얀손스의 전설적인 무대,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와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가 노익장을 과시한 공연, 클래식 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공연 등을 골고루 추천했다. 모두 각 연주단체의 홈페이지 또는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연주단체는 역시 베를린필하모닉이었다. 류태형 평론가는 1972년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필의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추천했다. 황장원 평론가는 아바도가 지휘봉을 잡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을 연주한 ‘2002년 유러피언 콘서트’를 꼽았다. 실내악 공연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허명현 평론가는 베를린필 단원들이 최근 열었던 실내악 시리즈 ‘비바 르 프랑스’를 추천했다. 그는 “라모부터 드뷔시, 라벨까지 프랑스 클래식 음악을 시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다”며 “평소에도 볼 기회가 드문 공연으로 엠마누엘 파후드 플루트 수석의 강렬한 연주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필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오케스트라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다. 황 평론가는 지난해 타계한 얀손스가 2011년 RCO와 함께 연주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90대 현역 지휘자’ 블롬스테트가 지휘봉을 잡은 브람스 교향곡 시리즈를 권했다. 허 평론가는 노장 하이팅크가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을 재해석한 공연을 꼽았다.
올 2월 내한할 예정이었던 넬슨스가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BSO와 함께한 음악회도 추천됐다. 1월 열린 음악회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과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을 들려준다. 취소된 내한 공연과 같은 레퍼토리다. BSO가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무료 온라인 공연 프로그램 ‘BSO AT HOME’에서 감상할 수 있다. ‘클래식계의 이단자’ 쿠렌치스의 영상은 남서독일 방송교향악단(SW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정호 평론가는 쿠렌치스가 지난해 12월 SWR을 지휘한 말러 교향곡 9번 공연을 추천했다. 한 평론가는 “방송국 오케스트라가 어떻게 고급 콘텐츠를 대중에게 선보이는지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연주단체의 온라인 공연도 추천받았다. 조은아 평론가는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이 2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베토벤 프로젝트’와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연주 시리즈’를 권했다. 그는 “베토벤 작품을 발레로 만날 좋은 기회”라며 “20대 학생들이 해석한 생기발랄한 베토벤 음악에도 눈길이 간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유형종 평론가는 국립오페라단이 2017년 제작한 무소르그스키의 대작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영상을 골랐다. 그는 “한국 대표 오페라단이 이례적으로 무대에 올린 ‘보리스 고두노프’를 고화질로 접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류태형 평론가는 클래식 입문자들을 위한 공연을 따로 골랐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71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영상이다. 당시 지휘봉은 앙드레 프레빈이 잡았다.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2008년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연주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도 추천했다. 그는 “유자 왕의 에너지는 입문자들도 클래식에 빠져들게 할 것”이라고 평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두 무산됐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외 주요 클래식 공연장과 연주단체가 휴업에 들어갔다. 대신 각 공연장과 단체들은 그동안 간직해온 ‘명품 공연 영상’들을 공짜로 풀어놓기 시작했다. 실황 연주를 들을 수 없는 클래식 팬들의 갈증을 달래주기 위해서다. 한국경제신문은 황금 연휴를 앞두고 유형종, 류태형, 황장원, 한정호, 조은아, 허명현 등 음악평론가 6명에게 최근 공개된 영상들을 중심으로 공연장에 못 가는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온라인 공연 추천을 부탁했다. 이들 평론가는 쿠렌치스, 넬슨스의 최신 공연뿐 아니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마리스 얀손스의 전설적인 무대,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와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가 노익장을 과시한 공연, 클래식 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공연 등을 골고루 추천했다. 모두 각 연주단체의 홈페이지 또는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연주단체는 역시 베를린필하모닉이었다. 류태형 평론가는 1972년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필의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추천했다. 황장원 평론가는 아바도가 지휘봉을 잡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을 연주한 ‘2002년 유러피언 콘서트’를 꼽았다. 실내악 공연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허명현 평론가는 베를린필 단원들이 최근 열었던 실내악 시리즈 ‘비바 르 프랑스’를 추천했다. 그는 “라모부터 드뷔시, 라벨까지 프랑스 클래식 음악을 시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다”며 “평소에도 볼 기회가 드문 공연으로 엠마누엘 파후드 플루트 수석의 강렬한 연주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필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오케스트라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다. 황 평론가는 지난해 타계한 얀손스가 2011년 RCO와 함께 연주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90대 현역 지휘자’ 블롬스테트가 지휘봉을 잡은 브람스 교향곡 시리즈를 권했다. 허 평론가는 노장 하이팅크가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을 재해석한 공연을 꼽았다.
올 2월 내한할 예정이었던 넬슨스가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BSO와 함께한 음악회도 추천됐다. 1월 열린 음악회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과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을 들려준다. 취소된 내한 공연과 같은 레퍼토리다. BSO가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무료 온라인 공연 프로그램 ‘BSO AT HOME’에서 감상할 수 있다. ‘클래식계의 이단자’ 쿠렌치스의 영상은 남서독일 방송교향악단(SW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정호 평론가는 쿠렌치스가 지난해 12월 SWR을 지휘한 말러 교향곡 9번 공연을 추천했다. 한 평론가는 “방송국 오케스트라가 어떻게 고급 콘텐츠를 대중에게 선보이는지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연주단체의 온라인 공연도 추천받았다. 조은아 평론가는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이 2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베토벤 프로젝트’와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연주 시리즈’를 권했다. 그는 “베토벤 작품을 발레로 만날 좋은 기회”라며 “20대 학생들이 해석한 생기발랄한 베토벤 음악에도 눈길이 간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유형종 평론가는 국립오페라단이 2017년 제작한 무소르그스키의 대작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영상을 골랐다. 그는 “한국 대표 오페라단이 이례적으로 무대에 올린 ‘보리스 고두노프’를 고화질로 접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류태형 평론가는 클래식 입문자들을 위한 공연을 따로 골랐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71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영상이다. 당시 지휘봉은 앙드레 프레빈이 잡았다.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2008년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연주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도 추천했다. 그는 “유자 왕의 에너지는 입문자들도 클래식에 빠져들게 할 것”이라고 평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