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 잃었다는 비판받지 않도록 유의하라" 강조
'채널A만 압수수색' 논란에…윤석열 "균형 있게 조사" 지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채널A, MBC 관련 의혹 사건을 균형 있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의혹 당사자인 채널A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고, 의혹을 보도한 MBC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의도적으로 부실하게 작성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윤 총장이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와 집행 상황을 파악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비례 원칙과 형평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부터 이틀째 채널A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고 소속 기자들과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채널A 법조팀 이모 기자와 성명불상의 검사장을 취재원 협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건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고발의 발단이 된 것은 MBC의 보도였다.

MBC는 채널A의 이 기자가 신라젠 전 대주주인 이철 벨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측에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거론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며 강압적인 취재를 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채널A뿐 아니라 MBC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후속보도 과정에서 최경환(65) 전 경제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상황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검찰이 채널A에 대한 압수수색만 실시하고, MBC에 대한 수사에는 소극적이라는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가 나왔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 과정에서 사건 처리 방향을 놓고 윤 총장과 갈등을 빚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번에도 윤 총장의 의중과 달리 MBC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을 허술하게 청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밤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민언련 고발 사건과 최 전 부총리 명예훼손 고소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고도 공정하게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혐의 유무는 물론 이와 관련해 제기된 모든 의혹들에 대해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치우침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총장 역시 지난 17일 해당 의혹을 진상조사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하면서도 의혹 전반을 빠짐없이 균형 있게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