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분기 성장률 -4.8%…금융위기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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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4.8%로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 이후 분기 하락률로는 최대다.
미국 상무부는 29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작년 4분기에 비해 4.8%(연율)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1분기 이후 6년 만의 첫 마이너스(-) 분기 성장률이며, 2008년 4분기(-8.4%)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율이다. 작년 4분기에는 2.1% 증가했다.
상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각 주정부가 자택대피령을 내리면서 직장과 학교가 문을 닫고 소비자가 지출을 줄인 게 수요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은 7.6% 감소했다. 또 지난달에만 1000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청구했다. 실업급여 청구가 이어지면서 이달 중순까지 청구자 수가 2600만 명을 넘겼다. 경제 봉쇄가 이어진 2분기 성장률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美, 6년 만에 역성장…월가 "2분기엔 -50%로 추락할 수도"
“미국 경제의 11년에 걸친 기록적 확장은 끝났으며, 지금은 지난 80년 사이 가장 깊은 경기 침체가 진행되고 있다.”
29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8%로 집계되자 블룸버그통신은 이렇게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화한 미국 경제의 충격은 진행형이다. 조지아, 텍사스 등 일부 주에서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말처럼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재가동”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은 최대 -50%에 달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충격 반영
미국 경제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낙관적이었다. 코로나19로 미국 경제의 대부분이 멈추기 이전인 2월 말 미국 중앙은행(Fed)은 1분기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2월 19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을 덮친 뒤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달 중순 캘리포니아, 뉴욕주부터 봉쇄가 시작되면서 경제는 얼어붙었다. 소비자들은 ‘식료품 사재기’ 외에는 지갑을 닫았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은 7.6% 감소했다. 198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기업들은 해고에 나섰다. 지난달 첫째주 21만1000건이던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둘째주 28만1000건→셋째주 330만7000건→넷째주 664만8000건으로 폭증했다. 지난달 막바지 2주일 동안 일자리를 잃은 1000만 명은 미국 노동인구 1억6500만 명의 6%에 달한다. 기업 투자뿐 아니라 수출도 급감해 GDP에 타격을 줬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지출을 대폭 늘렸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
발표된 1분기 성장률 -4.8%는 속보치다. 향후 두 차례(잠정치, 확정치 발표) 조정될 수 있다. CNBC방송은 “1분기 수치엔 몇 주 동안의 경제 봉쇄만 포함돼 있어 실제 피해를 과소 평가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치를 집계한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도 “초기 기록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2분기는 더욱 암울
월가는 지난달 중순 시작된 경제 봉쇄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것은 2분기로 보고 있다. JP모간은 2분기 성장률을 -40%로 예상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 -34% △모건스탠리 -37.9% △에버코어ISI는 -50% 등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GDP를 집계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미국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3분기부터는 회복이 예상된다. CNBC가 지난 28일 경제 전문가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올 2분기 미국 GDP가 -24%로 급락한 뒤 3분기에는 4.7%로 반등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 재가동은 단계적이고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8일 “새로운 감염 건수가 계속 줄어든다면 뉴욕주의 몇몇 지역은 5월 15일까지 경제활동 재개 가이드라인을 충족할 수 있겠지만, 뉴욕시는 기적이 발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 조사의 응답자 33%는 미국 경제가 2022년 2분기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에 참여한 아덴트자산운용의 존 카타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추측하기로는 코로나19 자체는 1년 이내에 대부분 사라지겠지만 사회 및 경제에 끼친 구조적인 영향은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미국 경제가 올해 5.9% 위축될 것으로 봤다. IMF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타격을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상무부는 29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작년 4분기에 비해 4.8%(연율)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1분기 이후 6년 만의 첫 마이너스(-) 분기 성장률이며, 2008년 4분기(-8.4%)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율이다. 작년 4분기에는 2.1% 증가했다.
상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각 주정부가 자택대피령을 내리면서 직장과 학교가 문을 닫고 소비자가 지출을 줄인 게 수요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은 7.6% 감소했다. 또 지난달에만 1000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청구했다. 실업급여 청구가 이어지면서 이달 중순까지 청구자 수가 2600만 명을 넘겼다. 경제 봉쇄가 이어진 2분기 성장률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美, 6년 만에 역성장…월가 "2분기엔 -50%로 추락할 수도"
“미국 경제의 11년에 걸친 기록적 확장은 끝났으며, 지금은 지난 80년 사이 가장 깊은 경기 침체가 진행되고 있다.”
29일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8%로 집계되자 블룸버그통신은 이렇게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화한 미국 경제의 충격은 진행형이다. 조지아, 텍사스 등 일부 주에서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말처럼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재가동”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은 최대 -50%에 달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충격 반영
미국 경제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낙관적이었다. 코로나19로 미국 경제의 대부분이 멈추기 이전인 2월 말 미국 중앙은행(Fed)은 1분기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2월 19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을 덮친 뒤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달 중순 캘리포니아, 뉴욕주부터 봉쇄가 시작되면서 경제는 얼어붙었다. 소비자들은 ‘식료품 사재기’ 외에는 지갑을 닫았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은 7.6% 감소했다. 198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기업들은 해고에 나섰다. 지난달 첫째주 21만1000건이던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둘째주 28만1000건→셋째주 330만7000건→넷째주 664만8000건으로 폭증했다. 지난달 막바지 2주일 동안 일자리를 잃은 1000만 명은 미국 노동인구 1억6500만 명의 6%에 달한다. 기업 투자뿐 아니라 수출도 급감해 GDP에 타격을 줬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지출을 대폭 늘렸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
발표된 1분기 성장률 -4.8%는 속보치다. 향후 두 차례(잠정치, 확정치 발표) 조정될 수 있다. CNBC방송은 “1분기 수치엔 몇 주 동안의 경제 봉쇄만 포함돼 있어 실제 피해를 과소 평가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치를 집계한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도 “초기 기록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2분기는 더욱 암울
월가는 지난달 중순 시작된 경제 봉쇄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것은 2분기로 보고 있다. JP모간은 2분기 성장률을 -40%로 예상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 -34% △모건스탠리 -37.9% △에버코어ISI는 -50% 등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GDP를 집계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미국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3분기부터는 회복이 예상된다. CNBC가 지난 28일 경제 전문가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올 2분기 미국 GDP가 -24%로 급락한 뒤 3분기에는 4.7%로 반등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 재가동은 단계적이고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8일 “새로운 감염 건수가 계속 줄어든다면 뉴욕주의 몇몇 지역은 5월 15일까지 경제활동 재개 가이드라인을 충족할 수 있겠지만, 뉴욕시는 기적이 발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 조사의 응답자 33%는 미국 경제가 2022년 2분기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에 참여한 아덴트자산운용의 존 카타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추측하기로는 코로나19 자체는 1년 이내에 대부분 사라지겠지만 사회 및 경제에 끼친 구조적인 영향은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미국 경제가 올해 5.9% 위축될 것으로 봤다. IMF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타격을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