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지표 보지 않는다. Fed와 경제 재개만 보고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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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램데시비르' 랠리가 펼쳐졌습니다.
거기에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경제 회복을 매우 확신할 때까지 강력하고(forcefully), 선제적이며(proactively), 공격적으로(aggressively) 권한을 사용하겠다"며 강력한 경제 사수 의지를 밝혔습니다.
'-4.8%'라는 예상보다 나쁜 1분기 경제성장률 수치가 나왔지만,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과거(1분기 성장률)는 보지 않겠다. 오로지 미래(경제 재개)와 Fed만 믿고 간다'는 투자자들의 의지를 본 날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 8시30분, 미 상무부의 1분기 성장률 발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그 직전에 뿌려진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램데시비르' 관련 보도자료에 쏠렸습니다. 길리어드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연구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나온 것을 알게됐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시각 상무부가 1분기 -4.8%라는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공개했지만, 뉴스는 묻혀버렸습니다. 다우선물 지수는 상승폭을 급속히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11시40분께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임상 결과는 회복 시간을 축소하는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며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우치 박사에 따르면 램데시비르를 처방받은 환자군은 11일만에 회복돼 가짜약을 쓴 플라시보 대조군의 15일에 비해 회복이 약간 빨랐습니다. 또 램데시비르를 쓴 환자군의 사망률은 8%, 플라시보 대조군은 11.6%로 나왔습니다. 이 발언에 주요 지수는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오후 2시 Fed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및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이런 좋은 장세를 지지했습니다.
Fed의 발표는 예상과 같았습니다. 제로금리는 유지됐고 "경제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라섰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현 금리 수준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 재확인됐습니다. 파월 의장은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습니다.
새롭게 나온 정책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몇몇 발언은 Fed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을 강하게 재확인시켜줬습니다.
△"경제가 회복 궤도에 들어섰다고 매우 확신(quite confident)할 때까지 강력하고 선제적이며 적극적으로 우리의 권한을 사용할 것이다."
△"(연방 재정적자의 증가)는 매우 중대한 문제지만, 지금은 우리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기는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걱정할 때가 아니고 권한을 쓸 때다. 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논할 때가 올 것이다."
△"(자산 매입 프로그램 등) 이런 조치를 철회하거나 해제하는데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자산매입 기구들은) 필요에 따라 확대할 수 있고, 와이드 오픈되어 있다. 시장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만큼 매입할 것이다."
△"2분기 (성장률 등) 데이터는 그동안 본 어떤 것들보다 더 나쁜 것을 보게될 것이다." →이는 Fed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음.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은 곳간을 활짝 열어놓았으며, 더 빠른 속도로 곳간에 있는 돈을 풀어내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경제전망에 중기적으로 상당한 위험(considerable risks over the medium term)이 있다는 표현을 추가한 것은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정책대응이 필요함을 암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말미에 "시장의 가격 수준이 아니라, 시장이 작동하는 지가 우리 관심사다. 시장 기능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시장이 다시 작동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이 폭락한다면 작동할 수가 없다"며 "파월 의장의 말은 시장 가격을 지지한다는 얘기와 같다. 증시 등 금융시장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4시 다우 지수는 532.3포인트, 2.21% 상승한 채 마감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2.66%, 나스닥은 3.57% 급등했습니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이날도 4.83% 급등해 사상 최초로 6일 연속 1% 넘게 오른 채 마감됐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무려 14% 가량 폭등했습니다.
장 마감 직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테슬라 등 핵심주들도 일제히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내놓아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테슬라는 1분기에 전년동기에 비해 32% 급등한 59억9000만달러의 매출과 주당 1.24달러의 순이익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은 주당 36센트 적자를 예상했지만, '깜짝 흑자'를 낸 것입니다. 이로써 세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뉴욕 증시 투자자들에게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주가가 올라서가 아닙니다. 램데시비르의 약효, 그리고 Fed의 강력한 시장 지지 입장을 확인하면서 불안했던 마음을 조금 안정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거기에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경제 회복을 매우 확신할 때까지 강력하고(forcefully), 선제적이며(proactively), 공격적으로(aggressively) 권한을 사용하겠다"며 강력한 경제 사수 의지를 밝혔습니다.
'-4.8%'라는 예상보다 나쁜 1분기 경제성장률 수치가 나왔지만,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과거(1분기 성장률)는 보지 않겠다. 오로지 미래(경제 재개)와 Fed만 믿고 간다'는 투자자들의 의지를 본 날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 8시30분, 미 상무부의 1분기 성장률 발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그 직전에 뿌려진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램데시비르' 관련 보도자료에 쏠렸습니다. 길리어드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연구에서 긍정적 데이터가 나온 것을 알게됐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시각 상무부가 1분기 -4.8%라는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공개했지만, 뉴스는 묻혀버렸습니다. 다우선물 지수는 상승폭을 급속히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11시40분께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임상 결과는 회복 시간을 축소하는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며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우치 박사에 따르면 램데시비르를 처방받은 환자군은 11일만에 회복돼 가짜약을 쓴 플라시보 대조군의 15일에 비해 회복이 약간 빨랐습니다. 또 램데시비르를 쓴 환자군의 사망률은 8%, 플라시보 대조군은 11.6%로 나왔습니다. 이 발언에 주요 지수는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오후 2시 Fed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및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이런 좋은 장세를 지지했습니다.
Fed의 발표는 예상과 같았습니다. 제로금리는 유지됐고 "경제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라섰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현 금리 수준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 재확인됐습니다. 파월 의장은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습니다.
새롭게 나온 정책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몇몇 발언은 Fed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을 강하게 재확인시켜줬습니다.
△"경제가 회복 궤도에 들어섰다고 매우 확신(quite confident)할 때까지 강력하고 선제적이며 적극적으로 우리의 권한을 사용할 것이다."
△"(연방 재정적자의 증가)는 매우 중대한 문제지만, 지금은 우리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기는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걱정할 때가 아니고 권한을 쓸 때다. 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논할 때가 올 것이다."
△"(자산 매입 프로그램 등) 이런 조치를 철회하거나 해제하는데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자산매입 기구들은) 필요에 따라 확대할 수 있고, 와이드 오픈되어 있다. 시장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만큼 매입할 것이다."
△"2분기 (성장률 등) 데이터는 그동안 본 어떤 것들보다 더 나쁜 것을 보게될 것이다." →이는 Fed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음.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은 곳간을 활짝 열어놓았으며, 더 빠른 속도로 곳간에 있는 돈을 풀어내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경제전망에 중기적으로 상당한 위험(considerable risks over the medium term)이 있다는 표현을 추가한 것은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정책대응이 필요함을 암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말미에 "시장의 가격 수준이 아니라, 시장이 작동하는 지가 우리 관심사다. 시장 기능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시장이 다시 작동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이 폭락한다면 작동할 수가 없다"며 "파월 의장의 말은 시장 가격을 지지한다는 얘기와 같다. 증시 등 금융시장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4시 다우 지수는 532.3포인트, 2.21% 상승한 채 마감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2.66%, 나스닥은 3.57% 급등했습니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이날도 4.83% 급등해 사상 최초로 6일 연속 1% 넘게 오른 채 마감됐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무려 14% 가량 폭등했습니다.
장 마감 직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테슬라 등 핵심주들도 일제히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내놓아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테슬라는 1분기에 전년동기에 비해 32% 급등한 59억9000만달러의 매출과 주당 1.24달러의 순이익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은 주당 36센트 적자를 예상했지만, '깜짝 흑자'를 낸 것입니다. 이로써 세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뉴욕 증시 투자자들에게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주가가 올라서가 아닙니다. 램데시비르의 약효, 그리고 Fed의 강력한 시장 지지 입장을 확인하면서 불안했던 마음을 조금 안정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