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자동차 생산이 작년보다 10.3%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휘청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기관 피치그룹 산하의 시장조사업체 피치솔루션스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 9178만대에서 올해 8232만대로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역별 감소율은 남부 아프리카가 15%로 가장 크다. 아시아(-13.2%), 중동·북부 아프리카(-11.4%), 미주(-10%), 유럽(-6%) 등 모든 지역의 자동차 생산이 일제히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과 공급망 붕괴, 급격한 소비 침체 등이 지목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세계 14개 국가에 있는 완성차 공장 300곳 중 71%(213곳)가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됐다. 유럽과 미국의 완성차 공장들이 이달 가동 재개를 준비중이지만 자동차 수요 자체가 줄어든 탓에 작년 수준의 생산량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피치솔루션스는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작년보다 1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395만614대로 10년 만에 40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연간 400만 대 생산은 한국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한 마지노선이다. 피치솔루션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340만대도 채 되지 않는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 감소율은 16.4%, 미국 및 캐나다 13.2%, 일본 5.9%, 독일 9.3% 등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공장 재가동이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일어나면 전망치를 추가로 내려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h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