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이후 운전자 요구 급증
우회 땐 거리·시간 늘어 불편도
맵퍼스가 운영하는 내비게이션 앱 아틀란은 민식이법 시행일인 지난 3월 25일부터 스쿨존을 피해 경로를 탐색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중에서 처음이다. 아틀란은 스쿨존에 들어가면 소리로 경고하는 ‘스쿨존 경고 안내’도 같이 제공한다.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앱 티맵도 지난달 27일 스쿨존 우회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운전자가 경로 안내 시 스쿨존을 우회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티맵은 스쿨존 300m 전방에서 어린이 목소리로 보호 운전을 당부하는 음성안내 서비스도 지난 2월 도입했다.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다.
다른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스쿨존 우회 경로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내비’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스쿨존 우회 경로 안내 기능을 최대한 빨리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지도’도 같은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업체들은 “스쿨존 회피 경로 안내 기능을 도입한 것은 고객들의 요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민식이법 시행을 앞두고 ‘스쿨존 우회 기능을 넣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하루에 100건 이상 들어왔다”고 했다. 아틀란 관계자는 “아틀란이 처음 도입한 스쿨존 회피 기능이 운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아틀란 앱의 지난달 평균 다운로드 수는 전달 대비 약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스쿨존을 우회하면 거리와 시간이 최대 2~3배씩 늘어날 수 있어 운전자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티맵은 스쿨존 내에 목적지가 있어 우회 경로가 없거나 스쿨존 우회 시 소요시간이 10분 이상 추가되면 스쿨존을 서행해 통과하는 경로를 안내한다.
스쿨존을 회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식이법이 어린이 안전과 보호를 강조하기 위해 만든 법인 만큼 운전자들이 법의 취지를 인지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민식이법의 취지는 아동을 우선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라며 “스쿨존을 벗어나서도 어린이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비게이션에서 법의 취지, 처벌 규정 등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것도 교통 의식을 제고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